넷플릭스 ‘루머의 루머…’ 논란
넷플릭스 드라마 ‘루머의 루머의 루머’의 클레이 젠슨(딜런 미넷)은 친구 해나 베이커(캐서린 랭퍼드)가 목숨을 끊은 이유를 추적하며 고통을 직면하고 내적으로 성장한다. 넷플릭스 제공
지난달 29일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루머의…’가 공개된 뒤 청소년 자살률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파장이 일었다. 연구는 드라마가 공개된 2017년 4월 미국의 10∼17세 청소년 자살률이 28.9%나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드라마와 자살률 사이의 직접적 연관성을 밝힌 것은 아니며, 다른 요소를 배제할 수 없다는 단서가 달렸다. 그러나 드라마의 직접적 묘사를 지적해 온 이들은 넷플릭스가 ‘무책임했다’고 비판했다.
제이 애셔의 2007년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루머의…’는 주인공 해나 베이커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독특한 설정의 드라마다. 10대 소녀인 그는 자신이 목숨을 끊은 13가지 이유를 테이프에 녹음해 남긴다. 해나의 친구와 가족들은 그녀의 목소리를 하나씩 추적하며 타인의 고통에 무심했던 자신을 되돌아본다.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의식해 넷플릭스 측은 ‘루머의…’의 두 번째 시즌을 공개한 뒤부터 첫 에피소드에 경고 문구와 영상을 삽입했다. 영상에는 출연진이 등장해 “나는 연기자이며 이 드라마는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그에 관한 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픽션입니다”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심리적 이슈가 있다면 시청하지 않길 권하며 도움이 필요하면 지역 상담소나 홈페이지를 참고하라”고 직접적으로 안내한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출연진이 학교 폭력에 관한 내용을 상담하는 토크쇼도 열린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