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군, 올해를 ‘대한민국 해양치유산업 원년’ 선포
전남 완도군 신지면 명사십리 해변에서 단체 관광객들이 노르딕워킹을 체험하고 있다. 완도군은 해변 11km를 5개 코스로 나눠 맞춤형 노르딕워킹 코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완도군 제공
완도 바다는 국내에서 가장 다양한 바다 생물 2200여 종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1038km에 달하는 리아스식 해안과 47.1km²의 갯벌, 맥반석과 자갈 등 다양한 지질로 구성된 해저층 덕분에 청정 해조류가 많이 난다. 완도에서 나오는 다시마와 전복 등 수산물은 전남의 34%, 전국의 8.3%를 차지한다.
‘건강의 섬’ 완도가 청정한 해양자원을 이용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해양치유산업’에 뛰어들었다. 올해를 ‘대한민국 해양치유산업 원년’으로 선포하고 미래 100년의 일자리와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2030년까지 1조 원을 투입하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해양치유는 해양기후와 바닷물, 해양생물, 해양광물을 활용해 만성 질환을 치료하고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건강 증진 활동을 말한다. 해풍, 태양광 등 해양기후 자원은 노르딕워킹, 요가, 명상 등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다. 바닷물에서 수중운동을 하고 에어로졸(해수가 섞인 공기 입자)을 흡입하는 것도 해양 치유의 사례다.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관광 휴양서비스와 연계한 해양치유 관광단지를 조성해 해양관광산업의 블루오션으로 육성하고 있다.
완도군은 해양치유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2016년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전담 조직을 만들었다. 해양치유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해양치유센터는 내년에 착공한다. 해양치유센터는 신지면 명사십리 해수욕장 일대 7600m² 터에 총사업비 320억 원이 투입돼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2021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송현 완도군 해양치유산업과장은 “‘2021 완도 국제해조류박람회’를 해양치유산업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해양치유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해양쓰레기 제로화 사업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완도군은 2030년까지 해양헬스케어센터, 해양자원관리센터, 해양치유공원, 마리나 등 공공부문에 3000억 원을 투입한다. 해양치유전문병원, 해양바이오연구소 및 기업, 리조트, 골프장, 유람선 등 7000억 원 규모의 사업은 민간 자본을 유치해 추진한다. 완도읍과 신지도를 거점으로 금일권역, 청산권역, 노화권역에 섬 특성을 살린 해양치유시설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해양치유산업의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부터 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운영한 노르딕워킹과 해변 요가 등 해양기후치유 프로그램이 대박을 터뜨렸다. 겨울까지 11회에 걸쳐 운영한 프로그램에 외국인 등 484명이 참가해 ‘웰빙 관광’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양치유산업은 최근 해수욕장 친환경 국제인증과 함께 대규모 국가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탄력을 받게 됐다. 신지면 명사십리해수욕장이 지난달 덴마크 환경교육재단(FEE)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블루플래그’ 인증을 받았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본부를 두고 있는 FEE는 지속가능한 개발과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활동하는 국제단체로, 80개국이 가입돼 있다.
블루플래그는 친환경 해수욕장 및 마리나에 대한 FEE의 국제인증으로,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완도가 두 번째다. 블루플래그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수질, 환경관리, 환경교육, 안전 등 4개 분야에 걸쳐 총 100여 가지 항목을 충족시켜야 한다. 완도군은 블루플래그 인증 선포식을 7월 5일 명사십리 해수욕장 개장식과 함께 개최할 예정이다.
완도군은 ‘해양치유 블루존 조성사업’이 지난달 7일 국토부가 공모한 지역발전투자협약 시범사업에 선정돼 200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이 사업은 지역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하고 낙후된 어촌을 발전시킬 새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완도군은 해양치유 바이오연구단지 기반 조성 사업에 120억 원을 투입하는 등 2021년까지 해양기후와 의료를 연계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해양치유 스마트랩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5개 사업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