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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이자 어디서 온 돈일까요?

입력 | 2019-05-21 03:00:00

[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Q. 은행 예금이나 적금 상품에 가입하면 이자가 붙어 원래 맡긴 돈보다 더 많은 금액으로 늘어납니다. 은행은 어떻게 우리가 맡긴 돈에 이자를 더해 주는 걸까요?

A.
이를 알아보려면 우선 은행이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알아야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은행에 돈을 맡기러 갑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은행에 돈을 빌리러 갑니다. 은행은 돈이 남는 곳과 부족한 곳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기관입니다. 돈에 여유가 있는 개인이나 기업에서 받은 예금을 가지고 돈이 필요한 기업이나 개인에게 빌려주는 겁니다.

그런데 이때 은행이 꼭 필요할까요? 돈이 남는 사람이 돈이 부족한 사람에게 직접 돈을 빌려줄 수도 있는데 말이죠. 하지만 빌려주거나 빌리려는 돈의 액수와 사용할 기간 등 조건에 맞는 거래 상대방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보통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되도록 짧은 기간만 빌려주기를 바라는 반면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오랜 기간 빌리기를 원합니다. 다행히 거래 상대방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돈을 빌린 사람이 제때 갚지 않을 위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금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의 불일치를 해결하고 돈을 빌리는 사람이 믿을 만한지 신용을 평가할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은행이 바로 이런 일을 하는 곳입니다. 은행이 만기와 위험 관리를 대신 해주기 때문에 사람들이 안심하고 돈을 맡길 수 있고, 맡긴 돈을 생산적인 곳에 투자할 수도 있는 겁니다. 이렇게 은행이 돈을 빌려주는 저축자와 돈을 빌리는 차입자 사이에서 저축을 투자로 연결해주는 것을 은행의 금융 중개 기능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은행을 통해 예금과 대출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은행은 저축자에게는 돈을 맡긴 데 대한 대가로 예금이자를 주고, 돈을 빌린 차입자에게는 자금 이용에 대한 대가로 대출이자를 받습니다. 이때 은행은 예금금리는 상대적으로 낮게, 대출금리는 더 높게 정함으로써 그 차이만큼을 이익으로 가져갑니다. 예를 들어 한 은행의 예금금리가 2%, 대출금리가 3%라고 가정해볼까요. 10만 원의 예금을 대출해줬다면 은행은 대출금에 대한 이자 3000원(10만 원×0.03)을 차입자에게 받고 예금에 대한 이자 2000원(10만 원×0.02)을 저축자에게 지급해야 합니다. 이때 이자수익과 이자비용 간의 차이인 1000원이 은행의 이자이익이 됩니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를 예대마진이라고 하는데요, 예대마진을 보면 은행이 얼마나 돈을 벌지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예대마진이 크면 클수록 은행이 가져가는 이자이익도 늘어나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 은행 입장에서는 이자이익을 더 많이 내기 위해 예금금리는 최대한 낮추고 대출금리를 최대한 올리면 되겠네요? 하지만 은행이 무작정 예대마진을 늘릴 수는 없습니다. 다른 은행보다 터무니없이 예금금리가 낮거나 대출금리가 지나치게 높으면 기업이나 가계 등 금융소비자는 그 은행을 이용하지 않을 테니까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는 대표적인 시장 지표금리에 예금과 대출을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 등을 감안해 정해집니다. 시장 지표금리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결정하는 정책금리에 따라 움직입니다.

예금·대출 업무를 통해 얻는 이자이익이 은행의 주요 수익원이지만 은행은 이 밖에도 여러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개인이나 기업 간에 돈을 주고받는 송금 업무, 우리나라 돈과 외국 돈을 바꿔주는 환전 업무, 각종 펀드나 은행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쉬랑스 업무 등을 통해 수수료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은행들은 이자이익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은행의 기본 업무가 예금·대출이기 때문에 이자이익이 은행 수익의 기본 원천이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이자이익은 경기 상황이나 시장 지표금리 수준, 특히 예금 및 대출 규모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이에 은행들은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이익 부분을 확충하거나 디지털 금융 서비스 제공, 해외 영업 확대 등을 통해 수익원을 다변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박나연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은행분석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