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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21일 에이브럼스 초청… 방위비-北도발 논의한다

입력 | 2019-05-21 03:00:00

文대통령-한미 軍수뇌 첫 한자리… 트럼프 방한 앞두고 협조 요청
남북 군사합의 공감 이룰지 관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한 달여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사진)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 한미 군(軍) 주요 지휘관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갖는다. 문 대통령이 한미 군 지휘부를 동시에 청와대로 함께 초청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이 대화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 미사일 도발과 남북 군사합의 이행, 한미 연합사령부 이전 등을 둘러싼 미묘한 잡음을 가라앉히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20일 “이번 오찬은 한미 군 수뇌부 격려차 마련한 자리”라며 “주한미군 지휘부가 일부 교체된 데 따라 오래전부터 준비됐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에서는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케네스 윌스백 부사령관 제임스 루크먼 기획참모부장, 토니 번파인 특수전 사령관, 패트릭 도너호 미8군 작전부사령관 등이 참석한다. 한국군은 정 장관과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 최병혁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및 3군 참모총장과 해병대사령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6월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이임하는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을 청와대로 초청해 차담회를 갖고 고마움을 표시한 바 있다.

한국전에 참전했던 크레이턴 에이브럼스 전 미국 육군참모총장의 셋째 아들인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전임 브룩스 사령관과 달리 대북 강경파로 꼽힌다.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도 주한미군은 우리 정부와 달리 ‘탄도미사일’로 잠정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일각에서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 왕래가 지연되는 등 남북 군사합의 이행에 대한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강경한 태도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주한미군이 3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가운데 사드 정식 배치와 연합사 부지 이전 등의 불씨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번 오찬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열린다는 점도 관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부자 나라를 지키는 데 50억 달러가 드는데 그 나라는 5억 달러만 낸다”며 한국 정부를 겨냥해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상황. 전임 브룩스 사령관은 2017년 11월 국빈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이 비용의 90%를 댄 미군 기지인 경기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를 보여주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이 적지 않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다음 달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는 만큼 사전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전시작전권 전환 시 협력을 당부하고 그동안의 노력을 격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