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신시내티전 4번 주자 2루… 푸이그 병살 등 모두 범타 처리 주무기 따로 없는 다양한 구종, 올 시즌 첫 원정 승리 이끌어내
류현진은 옛 동료를 상대로 정면 승부를 택했다. 바깥쪽 시속 145km 포심 패스트볼(포심)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류현진은 두 번째 공 역시 포심을 던져 병살타를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흔히 직구로 통용되는 포심은 속도가 가장 빠르고 회전수가 높은 구종이다.
1회 푸이그 타석을 시작으로 이날 류현진은 네 차례 득점권(주자가 2루 또는 3루에 있을 때)에 주자를 내보냈으나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이번 시즌 류현진은 아직까지 득점권 피안타가 한 개도 없다. 이는 그의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러한 위기관리 능력은 다양한 구종에서 나온다. 이날 류현진이 네 차례 위기를 실점 없이 헤쳐 가는 과정은 최근 자신의 장점을 집약한 하이라이트처럼 보였다.
3회 수아레스와 4회 호세 페라사를 상대로는 컷 패스트볼(커터)을 던졌다. 변형 패스트볼인 커터는 빠른 속도로 날아오다가 타자 앞에서 살짝 휘어지는 구종으로 타자 입장에서 정확히 중심을 맞히기가 쉽지 않다. 류현진이 2017년부터 던지기 시작한 커터는 이제 빼놓을 수 없는 결정구가 됐다. 미 스포츠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류현진은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여전히 많이 던지지만 커터의 비율을 늘리면서 에이스급 투수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 커터 헛스윙률은 7.7%였는데 이번 시즌에는 15.9%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류현진은 볼넷 1개를 허용해 9이닝당 볼넷이 0.52개에서 0.61개로 늘었지만 이 부문 2위인 잭 그링키(애리조나·1.11개)를 크게 따돌리고 메이저리그 1위를 유지했다. 볼넷당 삼진 비율은 18.00에서 14.75로 줄었지만 2위 카를로스 카라스코(클리블랜드·8.86)를 여전히 큰 차이로 앞선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