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한 밴드 ‘오아시스’ 리더, 새 밴드와 내한해 이틀간 공연
서울 송파구에서 19, 20일 자신이 이끄는 밴드 ‘하이 플라잉 버즈’와 공연을 펼친 영국 록 스타 노엘 갤러거.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새까만 선글라스로 눈을 가렸지만 테이블 맞은편의 사람이 노엘 갤러거(52)임을 확신했다. 음악만큼이나 거침없는 입담으로 이름난 노엘 갤러거.
서울 강남구에서 20일 만난 갤러거는 블랙커피에 설탕 한 봉지를 다 털어 넣고 마구 휘저었다. 자기 신곡 ‘Black Star Dancing’에 대해 “너무 훌륭해 기절하는 줄 알았다”며 입을 뗐다.
갤러거는 최근 영국 프로축구 리그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뒤 선수 대기실을 찾아 ‘Wonderwall’을 제창한 영상으로 화제가 됐다. 맨체스터 출신인 그는 이 얘기를 꺼내자 세리머니 하듯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경기 뒤 감독이 대기실로 오라고 문자메시지를 줬다. 아홉 살, 열한 살의 아들들에게 못 잊을 추억을 만들어줘 기쁘다.”
영국 축구만큼 한국 팬의 음악 열정도 뜨겁다는 게 그의 인상이다.
“공연장에서 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는 관객은 처음이다. 거의 미친 사람들이다.”
“요즘 음악 차트에 있는 노래들은 다 거기서 거기다. 내가 열여덟 살 때 지은 30년 전 노래를 지금의 열여덟 살짜리들이 울며 따라 부르는 걸 보면 뭉클해진다. 디지털 시대에 음악의 가치는 저평가되지만 고전의 빛은 바래지 않는다. 영혼을 담은 노래들 말이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