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처음으로 실시… 교통비 지원 선불교통카드 지급하고 병원-음식점 할인 카드도 발급… 1년간 어르신 8308명 면허증 반납
부산의 한 주민센터 민원창구에서 여성 고령 운전자가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면서 ‘어르신 교통사랑카드’ 신청서를 적고 있다. 부산시 제공
시는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자에게 교통비를 지원하는 선불교통카드를 지급하고, 병원과 음식점 등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어르신 교통사랑카드’도 발급하고 있다.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컨설턴트를 선발해 찾아가는 교통안전 교육은 물론 체험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부산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지난해 기준 16.5%로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이들로 인한 교통사고가 잇따르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현재 부산의 65세 이상 자동차 운전면허 소지자는 21만976명. 이들이 유발한 교통사고는 2017년 1489건, 지난해 1713건이었다. 교통전문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113억 원에 이른다.
올해는 면허 반납 고령자에게 1회에 한해 10만 원이 든 선불교통카드를 지급하는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4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420명에게 혜택이 돌아갔으며 지난해 신청자 중 아직 카드를 받지 못한 3900여 명에게는 다음 달까지 지급한다. 또 현재 신청자 3180명을 포함해 11월까지 신청한 고령 운전자에 대해서는 하반기 추경 예산을 확보해 카드를 지급한다.
운전면허를 반납한 대상자들이 시내 등록된 상업시설을 이용할 경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어르신 교통사랑카드’ 사업도 계속 펼친다. 현재까지 교통사랑카드를 발급받은 대상자는 2828명이다. 이들은 협력업소로 등록한 음식점 1120곳을 포함해 2200개 업소에서 5∼50%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는 협력업소에 대해 광안대로 통행료 면제와 시내 공영주차장 요금 50%를 할인해 준다.
이 같은 시책으로 지난해부터 4월 현재까지 운전면허증을 반납한 부산의 고령 운전자는 8308명이다. 2016년 214명, 2017년 407명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가히 폭발적이다.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선불교통카드와 교통사랑카드 신청은 지원자가 거주지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간단한 신청서만 작성하면 된다.
또 부산경찰청,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교통안전 체험교육도 실시한다. 노인복지관 등 희망기관의 고령자를 회당 40명씩 초청해 부산진구 초읍어린이교통안전교육장과 북구 구포어린이교통공원에서 체험 위주로 교육한다. 올해 대상자는 5000명 선이다.
박진옥 부산시 교통혁신본부장은 “부산에서 고령 운전자가 유발한 교통 사망자 수는 2017년 36명에서 제도 시행 이후 21명으로 41%나 줄었다”며 “맞춤형 고령자 교통안전 대책을 시행해 ‘시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안전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