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반복업무는 SW로… 기업들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RPA’ 도입 확산 회계감사 본격 강화에 맞춰 급여점검-외화환산 등 자동화 표본 아닌 전수조사로 오류 잡아내… 포스코ICT 등도 RPA 구축 운영
기업의 단순 업무를 처리하는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SDS는 여기에 대화형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브리티웍스 솔루션을 선보였다. 삼성SDS 제공
LG CNS 급여 담당자들은 각 사업팀 임금 지급이 정확히 완료됐는지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기존에 직원들이 해오던 이 단순 업무를 올해 초부터 ‘로봇’(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이 대신 해주기 때문이다. 또 이전에는 6000명이 넘는 임직원의 연간 급여 지급 명세 수십만 건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 소수 사례를 추출해 점검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RPA가 전수조사로 오류를 잡아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새롭게 도입된 외부감사법으로 기업의 회계 업무가 대폭 늘어남에 따라 RPA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RPA는 그동안 사람이 해오던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소프트웨어 로봇이 처리하게 하는 자동화 기술이다.
올해부터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 상장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과 관련해 외부감사인(회계법인)으로부터 ‘검토’가 아닌 ‘감사’를 받아야 한다. 비용도 더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더 엄격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그간 자료 취합, 업무 비용 계산 등의 업무에 순차적으로 도입돼 온 RPA에 대한 기업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사람이 피로감을 느낄 수 있는 급여 점검, 외화 환산 등 단순 업무를 기존의 표본조사 방식이 아닌 전수조사 기반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서다.
LG CNS 관계자는 “RPA를 통해 내부회계관리제도의 투명성과 정확도를 높여 회계 품질을 높이고 외부 감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ICT도 2017년부터 자사와 그룹사의 재무 회계 노무 업무에 RPA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이미 사업부서의 공과금 납부, 영수증 입력 등을 RPA가 처리하면서 관련 업무에 대한 소요 시간이 80% 이상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자체 RPA 솔루션인 ‘에이웍스(A.WORKS)’ 개발을 완료하고 유통·금융 분야로 진출할 계획이다.
RPA 서비스가 주목받으면서 인공지능(AI) 챗봇을 접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삼성SDS 브리티웍스(Brity Works)는 대화형 AI 기술(Brity)을 적용해 기존 RPA보다 더 복잡한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브리티웍스를 물류 사업에 적용해 수십 명의 인력이 지역별 항공사·선사의 60여 개 사이트에 매일 접속해 화물의 위치정보를 수집, 입력하는 월 4000시간의 단순 업무를 자동화한 사례도 있다. SK C&C도 지난달 ‘에이아이에스(AIS·Aibril Intelligent Studio)’라는 이름의 RPA 지원 챗봇 솔루션을 선보였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