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첫판 U-20 월드컵 대표팀 단짝 조영욱-이강인
조영욱(왼쪽), 이강인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팀의 막내 이강인(18·발렌시아)은 당찬 각오로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고 있다. 대회가 열리는 폴란드에 마지막까지 남겠다는 것은 한국의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인 4강(1983년 멕시코)을 넘어 결승까지 오르겠다는 것이다. 24일 대회가 개막하는 가운데 한국은 25일 오후 10시 30분 포르투갈과 F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한국 축구의 미래’로 불리는 이강인은 요즘 ‘조영욱(20·FC서울) 바라기’로 통한다. 공격의 핵인 둘은 국내 훈련 때부터 붙어 다녔다. 이강인은 막내, 조영욱은 U-20 월드컵 두 번째 참가를 앞둔 베테랑(?)이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둘은 전술적 움직임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때로는 스킨십을 주고받으며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강인은 조영욱의 목을 주무르며 장난을 칠 때가 많다. 그는 “영욱 형의 매력은 목 뒤다. 목 뒤에 살이 있는데 만지면 좋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조영욱이 이강인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 이강인도 전술 의견을 내야 할 때는 당당히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료들은 이강인에게 두터운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상준(부산)은 “이강인은 볼 키핑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에게 볼을 주고 나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이강인의 개인기 덕분에 공격도 수월해졌다고 한다. 정호진(고려대)은 “이강인이 상대 수비 1, 2명은 벗겨내기 때문에 내가 공격적으로 움직일 공간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이강인의 패스를 골로 마무리지어야 하는 선수 중 하나가 공격수 조영욱이다. 2017년 한국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 참가했을 때 조영욱은 지금의 이강인처럼 18세로 팀의 막내였다. 당시 무득점에 그친 그이지만 지난해 K리그1 서울에 입단해 꾸준히 경기(40경기 5골)에 나서며 실력을 키웠다.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의 공격수 세르히오 아궤로가 롤 모델인 조영욱은 저돌적인 돌파가 강점이다. 왕성한 활동량까지 갖춰 전방에서 강한 압박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다. 조영욱은 “2017년에는 대학생(고려대)이었고 이제 프로 선수가 됐다. 상대를 괴롭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조영욱이 생각하는 이강인과의 호흡은 어떨까. 그는 “이강인과 같이 뛰다 보면 내가 예상 못 한 환상적인 패스가 들어온다. 내가 예상 못 하면 상대 수비수들도 모르는 것 아니겠나. 이강인 등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뛰어 공격포인트를 최소 3개는 기록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