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등 4개사 컨트롤타워 역할 울산상의 등 100여개 지역단체, 22일 2000여명 모여 궐기대회
22일 오후 울산시청 광장에서 열린 ‘한국조선해양 본사 울산 존치 범시민촉구대회’가 시민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현대중공업의 물적(법인) 분할로 신설되는 한국조선해양의 울산 존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대중공업은 31일 울산 한마음회관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법인 분할과 함께 중간 지주사 한국조선해양 신설을 의결할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울산), 삼호중공업(전남 영암), 대우조선해양(경남 거제) 등 4개 계열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본사는 서울에 둘 예정이다.
울산에서는 이를 현대중공업 본사의 서울 이전으로 보고 한국조선해양 본사를 울산에 둘 것을 촉구하고 있다.
앞서 송철호 울산시장은 20일 청와대에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을 잇따라 만나 한국조선해양 본사의 울산 존속을 촉구했다. 송 시장은 7일 발표한 담화문에서는 “현대중공업은 46년간 울산에 본사를 두고 조선과 해양플랜트 분야 등에서 세계적으로 성장한 향토기업”이라며 “현대중공업의 새로운 이름인 한국조선해양 본사는 반드시 울산에 존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시의회도 28일 ‘한국조선해양 울산 존속 촉구 결의안’을 채택한다. 현대중공업 노조(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지부)는 물적 분할 자체를 반대하며 22일 8시간 전면파업을 벌였다. 16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조는 서울지사 상경투쟁에 나서는 등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한국조선해양이 신설돼도 사업장이나 본사 이전 계획이 전혀 없어 현대중공업 본사는 여전히 울산에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조선해양이 서울에 본사를 두더라도 울산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인원은 전체 임직원 가운데 약 50명에 불과하며 지방세(2018년 302억 원) 감소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회사의 수주 경쟁력 강화로 일감과 고용이 동시에 늘어 울산의 지역경제가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1일에는 한영석 가삼현 공동사장 명의로 담화문을 내고 “기존에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을 승계하고 고용 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 시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20일 서울에서 비공식 회담을 갖고 한국조선해양 본사와 관련해 최종 담판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