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vs ‘타다’ 대표 거친 충돌 최종구 “정책 책임자에 혁신부족 비난… 택시업계에도 거친 언사 내뱉어” 이재웅 “주무 장관도 아닌데 너무 불쾌” 이찬진 “부총리 비판하면 무례냐”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행사 이후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내가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최근 ‘타다’ 대표란 분(이재웅 대표)이 하시는 언행을 보면 경제정책 책임자를 향해 혁신의지 부족을 운운하는 등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택시업계에 대해서도 상당히 거친 언사를 내뱉고 있는데, 너무 이기적이고 무례한 언사가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위원장은 이어 “(이 대표의) 발언을 보면 마치 택시업계를 걱정하듯 대안을 내놓는데 여러 대안이 같이 검토돼야 하고 재원도 필요하다”며 “그런 고민을 하는 당국을 비난하고 업계에 대한 거친 언사를 사용하는 건 ‘나는 달려가는데 왜 못 따라오느냐’는 상당히 무례하고 이기적인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혁신 사업자들이 오만하게 행동하면 사회의 혁신 동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이 대표가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주고받은 일련의 논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2월 홍 부총리가 공유경제 활성화에 대해 “우선 이해당사자 간의 타협이 필요하다”고 발언하자 이 대표는 “어느 시대의 부총리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후 홍 부총리가 기재부 내 혁신성장본부 민간본부장이었던 이 대표를 겨냥해 “본인 의지만 있었다면 자기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하자 이 대표는 “부총리 본인 의지만 있다면 혁신성장을 더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관가에서는 최 위원장이 이 대표와의 논쟁에 ‘참전’한 것을 두고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쏘카 문제는 국토교통부 소관 업무다. 최 위원장은 이날 기자가 질문하지도 않았는데 본인이 미리 준비한 듯 적극적으로 발언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최 위원장이 평소에 혁신이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을 잘 살피며 정책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이찬진 ‘한글과컴퓨터’ 창업자는 이 대표 페이스북에 “부총리님을 비판하면 ‘상당히 무례하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거군요”라고 이 대표를 지원사격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