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대사 이어 주제네바 北대사도 언론 통해 美 비난 “미국식 힘의 논리·압박 통하리란 생각은 오판”
북한이 외신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반환을 재차 요구하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는 23일(한국시간) 보도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로 북한의 주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한대성 대사는 “만약 미국이 북한에 대해 다른 국가처럼 미국식 힘의 논리나 압박이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판”이라며 선박 압류는 국제법을 악의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만약 그들이 마음을 바꾸지 않고, 큰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제재 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도 미국과의 추가 협상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선박 반환 조치 없이는 추가 비핵화 협상도 없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한 대사의 이러한 발언은 지난달 최고인민회의에서 ‘제재 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북한산 석탄 2만5000톤을 싣고 운항하다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 당국에 억류됐다. 이후 미국 정부에 압류돼 이달 11일 미국령 사모아로 예인됐다.
북한은 지난 21일에도 언론을 통해 미국의 선박 압류 조치를 강하게 비난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국제법과 유엔헌장 등을 거론하며 미국의 선박 압류는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의 잇단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선 “우리의 방위 능력을 일상적으로 점검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북한의 식량 사정에 대해선 가뭄으로 지난해 수확량이 최저치였다며 “식량원조가 있다면 좋다. 그러나 식량원조가 없다면 우리는 스스로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량부족 사태는 관리할 수 있지만, 문제는 유엔 제재”라며 “식량을 수입하고 대금을 치를 수가 없다. 그게 가장 큰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