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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본 제주 비경]한 폭의 그림같은 제주마 방목지

입력 | 2019-05-24 03:00:00


겨울 동안 축사 등지에서 지내던 제주마(일명 조랑말·천연기념물 제347호·사진) 80여 마리가 제주 제주시 용강동 제주도축산진흥원 마방목지 푸른 들판으로 나왔다.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새로 돋아난 풀을 뜯으며 한가로운 목가적 풍경을 보여준다. 제주의 대표적인 절경을 일컫는 ‘영주 10경’ 가운데 하나인 고수목마(古藪牧馬)이다. 제주마 방목지는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제주시 오등동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연구소에서는 한국인 체형에 맞는 승용마로 쓰일 한라마 120여 마리가 사육 중에 있다. 한라마는 제주마와 외국산 경주마인 서러브레드의 혼혈종이다.

제주지역 말은 선사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탐라국 시대에 말은 백제, 일본 등지와의 중요한 교역 품목이었다. 고려 말 몽골이 제주에 들어와 목마장을 조성해 사육 기술을 전수했고 조선시대 말 사육 두수는 최대 2만여 마리에 이르기도 했다. 임금이 타는 어승마를 비롯해 군마, 역마, 마차용, 농경용 말을 생산했다. 지금도 과천, 부산 경마장 등에서 달리는 국내 경주마의 76%를 공급하면서 최대 말 생산기지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마는 몸높이가 120∼128cm로 서러브레드 몸높이 160cm에 비해 작지만 지구력이 높고 질병에 강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말뼈는 건강식품으로 오래전부터 인기를 끌었으며 말고기는 기능성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최근 관광객을 중심으로 소비가 늘고 있다. 말기름을 활용한 화장품이 등장했으며, 말이 민가나 산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돌담을 길게 쌓은 하잣성, 상잣성 등은 목축문화 탐방 장소가 됐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