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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는 정말 건강할까. 올 시즌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 증가했고,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가 개막한 이후에도 수가 줄어들지 않았다는 소식을 접하며 떠올린 의문이다.
물론 K리그는 충분히 재미있다. 치고받는 다 득점 경기가 늘어났고, 무득점 경기의 비중이 많지 않은 기록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펠레 스코어(3-2) 다음으로 재미있다는 2-1 스코어가 벌써 18차례 나왔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시즌 통틀어 2-1 경기는 41회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K리그에 공격 성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K리그는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는 물론, 도·시민구단 대구FC와 경남FC의 퍼포먼스도 인상적이다.
그러나 약간의 우려가 있다. 초록 그라운드에 불어온 따스한 봄바람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걱정이다. 언제부터인지 K리그에는 ‘자금 투자=전력 강화’라는 등식이 매겨졌다. 이적시장이 열릴 때마다 팬들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각종 커뮤니티에 “돈을 좀 쓰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물론 팬들의 요구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입장권을 구입하고 다양한 머천다이징 상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팀이 이기는 모습을 자주 봐야 할 권리(?)가 있다. 당연히 좋은 성적을 위해서는 우수한 선수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좋은 선수가 좋은 팀의 동의어는 아니다. 매력 넘치는 구단의 필수 조건은 프런트 강화다. 선수단을 30~40명, 심지어 50명 넘는 인원을 보유한 팀은 종종 찾아볼 수 있으나 사무국 인원이 이와 비슷한 경우는 드물다.
현재 임원·경영·마케팅·홍보·유소년·선수단 파트를 통틀어 가장 많은 직원들이 활동하는 팀은 FC서울(46명)이고, 상주 상무(11명)가 가장 적다. 수원 삼성도 20명이 되지 않고, 그나마 간부가 실무 직원보다 더 많은 가분수 조직의 전형이다.
당연히 마케팅과 유소년, 요즘 크게 부각된 CSR(사회공헌)에 할애할 인력이 항상 부족할 수밖에 없다. 살림살이에 필요한 돈을 만들고 미래를 키우며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작업을 홀대하면서 내실을 기대하는 건 사치다.
해외 주요리그를 보면 평균 직원 20.7명의 K리그(1부)의 구조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K리그2는 평균 14.2명이다. 일본 J리그 FC도쿄(83명)는 마케팅과 CSR에 46%(38명), 미국 MLS 뉴욕 시티FC(84명)는 마케팅과 티켓 세일즈에 59%(51명)를 배치시켰다. K리그에서 가장 많은 마케팅 직원이 활동하는 팀은 강원FC(39명)로 30%(12명) 수준이다.
좋은 인재를 키우고, 전문가들을 많이 확보해야 구단 체질도 개선되는 법이다. 또 팬들의 니즈에 부합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고 수익을 위한 여러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성적과 비즈니스의 균형, 경영개선 및 자생력 확보를 지향해야 한다는 얘기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