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5일 레이와시대 첫 국빈방문 아베, 스모 관람 아이디어 내놔… 로바다야키 만찬 일정도 마련 7월 선거 앞두고 美日 밀착 과시
○ 7월 참의원 선거 앞두고 미일 동맹 과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밤 일본에 도착한다. 26일 오전 도쿄 인근 지바현에서 골프를 치고, 오후에 스모를 관람한다. 방일 사흘째인 27일 나루히토 일왕과 만난다.
23일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가 지난해 가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초청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당시 아베 총리는 “어떻게 해야 미 대통령 기분이 좋아질지 고민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스모 관람도 아베 총리가 내놓은 아이디어다. 스모 관람 후 정상 만찬은 롯폰기에 위치한 로바다야키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은 “제철 어패류나 고기, 채소를 손님 앞에서 구워 주는 이색적인 가게로 분위기를 띄워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밀함을 어필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가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들이는 것은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고한 미일 동맹 분위기를 과시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일 동맹 강화는 보수층 유권자들의 지지 강화로 연결돼 집권 자민당에 유리하다.
교도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왕과 어떤 방식으로 인사를 나눌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2009년 일본을 찾은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은 일왕에게 90도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가 ‘지나치게 굴욕적’이란 미국 내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 ‘한국’만 제쳐놓는 일본 외교
아베 총리는 최근 북한에 대해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공개 요청했다. 지난해만 해도 ‘최대한의 압력’을 강조하던 것에서 180도 바뀐 것이었다. 마이니치신문은 “2월 베트남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일 정상회담을 제안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용의가 있다’고 답한 게 알려지면서 아베 총리의 태도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러시아와의 관계 역시 일본 정부는 평화조약을 맺기 위해 쿠릴 열도(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 언급을 자제하며 러시아를 배려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10월 30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아베 총리는 한국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피하고 있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 김범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