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성 배경 사진 추진 논란… 아사히 “한국 반발에 조정 가능성”
일본 정부가 다음 달 28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오사카성을 배경으로 참가국 정상들의 기념촬영을 추진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오사카성은 임진왜란 때 조선을 침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일본을 통일한 후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1583년부터 축성해 지은 성이다. 조선 침략은 그로부터 9년 뒤인 1592년이다.
아사히신문은 한일 외교 관계자를 인용해 “한반도를 침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지은 거성을 배경으로 한 기념촬영에 대해 한국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현재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로 한일 관계가 얼어붙어 G20에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일본 정부가 한국의 반응을 두고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이 반발하면 촬영 장소 등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과거 한일 정상회담 때도 장소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2004년 12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일본 총리가 만난 규슈(九州) 가고시마(鹿兒島)현 이부스키(指宿)시도 문제가 됐다. 이곳은 1870년대 정한론(征韓論·한국 정벌 주장)의 주창자인 사이고 다카모리(西鄕隆盛) 등의 근거지라는 이유로 개최지를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장소 변경 없이 회담은 성사됐지만 노 전 대통령은 일본 유카타(얇고 간편한 기모노의 일종)를 입고 고이즈미 전 총리와 모래찜질을 하는 것에 난색을 표해 이른바 ‘모래찜질 회담’은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