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플랫폼 시범서비스 올해 첫발
2018년 8월 28일 중부지방을 강타한 폭우로 서울 중랑천의 수위가 높아져 있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연구팀은 기관별 데이터를 수집해 침수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흩어진 데이터를 이용해 실용적인 혁신을 이끈 사례로 꼽힌다. 동아일보DB
최희윤 KISTI 원장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연구데이터공유센터 연구자들은 전민동 지역에서 상습 침수가 발생하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에 나섰다. 기후 변화로 국지성 폭우가 점점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전시가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연구진은 우선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수집했다. 국토지리정보원이 제공하는 지형 고도를 수치로 나타낸 정보인 ‘수치표고모델’과 건물 분포의 높낮이 정보를 담은 건물 레이어(정보)를 확보했다. 환경부가 제공하는 ‘토지피복도’도 확보했다. 토지피복도는 식생·건물·도로 등 지표를 덮고 있는 정보를 담은 지도다.
이상환 KISTI 연구데이터공유센터 센터장은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모아 정밀하게 분석하면 침수와 같은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공공데이터와 연구데이터를 기관이나 연구자들, 각급 학교가 활용하기 어려웠다. 원하는 데이터를 누가 갖고 있고,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침수 예측 솔루션과 같은 생활 분야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과학계는 최근 방대한 데이터 분석만으로도 획기적인 연구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2012년 ‘신의 입자’로 불린 ‘힉스 입자’ 발견이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물리학자들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 실험에서 나오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힉스 입자의 존재를 검증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시범적으로 개발해 운용하고 있는 ‘국가연구데이터플랫폼’ 사업이 올해 9월부터 본격화된다. 수십 년간 지속해 온 정부 R&△D 연구데이터가 곳곳에 흩어져 있는데 이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는 것이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