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순항미사일 한반도 전개 검토
피터 팬타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가 23일(현지 시간) 미군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대안으로 언급한 ‘해상 순항미사일’은 미 핵잠수함이나 이지스함에 탑재되는 토마호크 미사일을 말한다.
특히 그의 발언 중 주목할 점은 해상 순항미사일을 두고 ‘핵무기를 이동시키는(to carry nuclear weapons)’ 미사일이라고 표현했다는 점이다. 미군은 현재 토마호크 미사일에 핵탄두가 아닌 고폭약 등 재래식 탄두를 장착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 이를 언제든지 핵탄두로 교체할 수 있다는 강한 대북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미 정부는 2010년 ‘핵 없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토마호크 핵미사일 폐기 방침을 세웠다. 이 때문에 세계 최대 규모 핵잠수함인 미 오하이오급(1만9000t급) 잠수함엔 재래식 탄두 토마호크 미사일이 최대 154발까지 탑재될 뿐 핵미사일은 탑재되지 않는다.
미 핵잠수함은 한반도 동해상과 일본 해역에서 상시 작전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전술핵을 굳이 한반도에 배치하지 않더라도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잠수함 한 척에 핵미사일을 최대 154발까지 싣고 북한을 기습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며 ‘추가 도발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라고 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22일(현지 시간) 아시아태평양 지상군(LANPAC) 심포지엄에서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를 두고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말한 것도 이면의 의미를 읽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일단 이번까지는 훈련으로 보고 인내하겠지만 추가 도발한다면 온건한 기조를 더 유지하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이날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올해만 모두 100회 이상의 (한미) 연합훈련이 이뤄졌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기도 했다. 대북 군사 대비 태세를 빈틈없이 갖추고 있는 것을 강조하며 북한에 “오판하지 말라”고 경고장을 날렸다는 것이다.
한편 국방부는 27∼30일 ‘을지태극연습’을 실시한다고 24일 밝혔다. 을지태극연습은 민관군 합동 국가비상사태 대처훈련인 정부의 기존 을지연습과 북한의 전면 남침 상황을 가정해 전시 작전계획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숙달하는 한국군 단독 지휘소 연습(CPX)인 태극연습을 연계해 실시하는 것. 과거 을지연습은 매년 8월 한미 연합 지휘소 연습인 프리덤가디언과 결합돼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형태로 실시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