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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귀국행사중 끊어진 홋줄에 맞아… 전역 앞둔 병장 숨져

입력 | 2019-05-25 03:00:00

소말리아 파병 임무 마친 최영함, 부두에 고정시키는중 날벼락
부상도 4명… 생명엔 지장없어
가족 동반 환영식이 눈물바다로… 숨진 병사 부모도 행사에 참석




사고수습 긴박한 최영함 갑판 24일 경남 창원시 진해 해군기지사령부 내 부두에서 부두와 배를 연결한 밧줄(홋줄)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해 해군 관계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이 사고로 해군 병장 1명이 숨졌고 4명이 다쳤다. 창원=뉴스1

소말리아에서 약 7개월간의 파병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해군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환영 행사장에서 귀환 군인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진해 해군기지사령부 내 부두에 정박한 최영함에서 홋줄이 터지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전역을 한 달여 앞둔 최모 병장(22)이 숨졌다. 또 20대 상병 3명과 30대 중사 1명이 다쳤다. 홋줄은 정박한 배를 부두의 쇠말뚝과 연결하는 밧줄이다.

사고는 이날 오전 10시 15분경 발생했다. 해군기지사령부 내 부두에 정박한 최영함 앞쪽 갑판에서 군인들이 홋줄 작업을 하고 있었다. 최 병장 등이 홋줄을 쇠말뚝으로 된 부두 고정물에 건 뒤 배가 자동으로 홋줄을 당기는 도중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홋줄이 터지면서 군인들을 덮쳤다. 터진 홋줄에 얼굴과 가슴 등을 맞은 군인 5명이 쓰러졌다.

부상 군인들은 행사장 주변에 있던 구급차에 실려 군병원과 민간병원으로 이송됐다. 홋줄에 얼굴을 강하게 맞은 최 병장은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사고는 환영 행사장에서 200여 m 떨어진 곳에서 발생해 귀환병들을 맞기 위해 나와 있던 가족과 지인들은 사고 발생 후 약 5분간 알아차리지 못했다. 사고 당시 최영함이 정박한 부두 앞 광장에는 군인 가족 등 800여 명이 있었다. 숨진 최 병장의 부모도 환영 행사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대학에 재학 중이던 2017년 8월 입대한 최 병장은 같은 해 10월 최영함에 전입했고 다음 달 말 전역을 앞두고 있었다고 해군은 밝혔다.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병사들은 희망할 경우 근무지를 육상으로 옮길 수 있다. 하지만 최 병장은 귀환할 때까지 최영함에서 계속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병장은 주한 미해군에 근무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해군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병장의 아버지는 진해 미해군 군사고문단 군무원으로 재직 중이다.

부상자들은 팔과 등을 다쳤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중 상병 1명은 이날 오후 퇴원해 부대에 복귀했다. 이들은 모두 최영함 갑판병과 소속이다. 해군 측은 “함정에 함께 타고 있던 군의관(응급의학전문의)이 사고 직후 심폐소생술 등 필요한 응급조치를 한 뒤 부상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해군은 “기계적인 결함과 안전 관리수칙 준수 여부 등에 대해 군 수사기관이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해부대 28진 최영함은 지난해 11월 13일 군인 300여 명을 태우고 해군군수사령부 부산작전기지를 출항했다. 193일의 파병 기간에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과 인도양에서 선박 596척의 안전 항해를 지원한 뒤 이날 진해 군항으로 복귀했다.

창원=정재락 raks@donga.com / 강정훈·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