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파병 임무 마친 최영함, 부두에 고정시키는중 날벼락 부상도 4명… 생명엔 지장없어 가족 동반 환영식이 눈물바다로… 숨진 병사 부모도 행사에 참석
사고수습 긴박한 최영함 갑판 24일 경남 창원시 진해 해군기지사령부 내 부두에서 부두와 배를 연결한 밧줄(홋줄)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해 해군 관계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이 사고로 해군 병장 1명이 숨졌고 4명이 다쳤다. 창원=뉴스1
24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진해 해군기지사령부 내 부두에 정박한 최영함에서 홋줄이 터지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전역을 한 달여 앞둔 최모 병장(22)이 숨졌다. 또 20대 상병 3명과 30대 중사 1명이 다쳤다. 홋줄은 정박한 배를 부두의 쇠말뚝과 연결하는 밧줄이다.
사고는 이날 오전 10시 15분경 발생했다. 해군기지사령부 내 부두에 정박한 최영함 앞쪽 갑판에서 군인들이 홋줄 작업을 하고 있었다. 최 병장 등이 홋줄을 쇠말뚝으로 된 부두 고정물에 건 뒤 배가 자동으로 홋줄을 당기는 도중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홋줄이 터지면서 군인들을 덮쳤다. 터진 홋줄에 얼굴과 가슴 등을 맞은 군인 5명이 쓰러졌다.
사고는 환영 행사장에서 200여 m 떨어진 곳에서 발생해 귀환병들을 맞기 위해 나와 있던 가족과 지인들은 사고 발생 후 약 5분간 알아차리지 못했다. 사고 당시 최영함이 정박한 부두 앞 광장에는 군인 가족 등 800여 명이 있었다. 숨진 최 병장의 부모도 환영 행사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대학에 재학 중이던 2017년 8월 입대한 최 병장은 같은 해 10월 최영함에 전입했고 다음 달 말 전역을 앞두고 있었다고 해군은 밝혔다.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병사들은 희망할 경우 근무지를 육상으로 옮길 수 있다. 하지만 최 병장은 귀환할 때까지 최영함에서 계속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병장은 주한 미해군에 근무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해군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병장의 아버지는 진해 미해군 군사고문단 군무원으로 재직 중이다.
부상자들은 팔과 등을 다쳤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중 상병 1명은 이날 오후 퇴원해 부대에 복귀했다. 이들은 모두 최영함 갑판병과 소속이다. 해군 측은 “함정에 함께 타고 있던 군의관(응급의학전문의)이 사고 직후 심폐소생술 등 필요한 응급조치를 한 뒤 부상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해군은 “기계적인 결함과 안전 관리수칙 준수 여부 등에 대해 군 수사기관이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해부대 28진 최영함은 지난해 11월 13일 군인 300여 명을 태우고 해군군수사령부 부산작전기지를 출항했다. 193일의 파병 기간에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과 인도양에서 선박 596척의 안전 항해를 지원한 뒤 이날 진해 군항으로 복귀했다.
창원=정재락 raks@donga.com / 강정훈·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