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2014년부터 활용한 AI 채용 프로그램을 얼마 전 폐기했다. AI가 기존 남성 편향적인 데이터로 입사지원서를 걸러내다 보니 ‘여성’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지원서는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AI가 국민의 대출 연체, 공유자전거 대여 후 반납일자 등 신용정보를 취합해서 개개인의 신용점수를 매기도록 했다가 ‘빅브러더’ 논란을 낳았다.
▷이처럼 불안하게 성장하는 AI를 어떻게 만들고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국가 간 합의가 처음 이뤄졌다. 2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각료이사회는 ‘AI 이사회 권고안’을 36개국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국제적인 표준이 마련된 셈이다. AI 윤리 권고안에는 △AI는 인간 중심의 가치, 즉 민주주의와 다양성을 존중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등 5개 항이 담겼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AI는 인간 사회에 절대 해를 끼치지 않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실수도 잦지만 상황에 따른 대처가 가능하다. 그러나 AI는 입력된 공식에 따라 실수 없이 정답에 해당하는 쪽으로 돌진한다. AI와 살아갈 사회가 유토피아일지, 디스토피아일지는 우리에게 달린 셈이다. AI는 인간의 뇌를 모방한다. 결국 선한 인간이 선한 AI를 만든다.
우경임 논설위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