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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믿는다”…北 지척에서 ‘유화’메시지 던진 트럼프

입력 | 2019-05-26 15:31:00

방일 계기 대북발언 쏟아내…단거리 미사일에 “작은 무기”
볼턴 강경 발언 직후 바로 ‘진화’ 배경도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유화 제스처와 메시지를 쏟아냈다. 2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을 앞두고 일본을 방문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북한은 최근 몇몇 작은 무기를 발사했는데, 그건 내 (행정부) 사람들 중 일부와 다른 이들을 불편하게 했으나 난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작은 무기’는 북한이 이달 4일과 9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을 지칭한 것이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북미 대화, 남북 대화의 경색 국면에서 수시로 ‘새로운 길’을 언급하는 북한의 최근 행보 속에서 ‘군사 도발’로 해석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탄도 미사일이라는 주장과 분석이 나오는 미사일에 대해 ‘작은 무기’라고 사실상 ‘도발’ 논란을 일축하며 북한에 ‘유화’ 제스처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줄곧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라는 메시지를 내 왔다.

지난 4일 발사 이후에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위대한 경제 잠재력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방해하거나 종식하기 위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9일 추가 발사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북미 관계는 계속되고 있으며 경제적 잠재력을 지닌 북한이 기회를 날려 보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강경 대응 대신 대화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그가 그간 보여 준 태도와 맥락이 닿아 있지만 이른바 ‘T·P·O(시간·장소·상황)’를 감안하면 더욱 부각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의 주요 사정권인 일본 방문에서 나온 메시지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게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추가 군사 행동을 멈췄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측면과 동시에 미국이 일본에 대한 ‘방패’를 제공하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최근 북한과의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는 일본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대북 초강경 발언 직후 직접 대통령이 나서 이를 진화한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25일 일본 도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은 북한에 대해 어떠한 탄도 미사일 발사도 금지시켰다”며 “(북한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백악관의 핵심 당국자의 강경 발언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계기 북미관계 경색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볼턴 보좌관의 발언을 뒤엎는 메시지를 내며 6월 말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거꾸로 북미관계의 진전이 다시 점쳐지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나와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에게 세 번째 정상회담 및 비핵화의 구체적 조치를 빠르게 이행하라는 촉구도 내포된 메시지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 준 스탠스와 큰 변화가 없는 메시지를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북한이 최근 미국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 ‘태도 변화’와는 여전히 거리가 먼 내용이라는 점에서다.

북한은 지난 24일에도 외무성 대변인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지 않는 이상 조미(북미) 대화는 언제 가도 재개될 수 없으며 핵 문제 해결 전망도 그만큼 요원해질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에 단순히 유화 및 대화 스탠스를 원하는 것을 떠나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때와는 다른 입장의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주장하는 ‘태도 변화’에 대해서는 일절 대응하지 않는 모양새다.

오히려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국이 “입장의 변화는 없으니 다시 회담에 나서라”는 압박만 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계기 미국의 대북 메시지가 새삼 주목을 받게 되면서 북한의 대응도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이후 꾸준히 외무성을 통해 대미 메시지를 내고 있다.

북한 역시 6월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미 전략에 대해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다음에 나올 외무성의 대미 메시지의 톤의 변화 여부로 북한의 향후 스탠스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