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영향 피해 커지자… 관세피해 농가에 19조원 보조금 러스트벨트 56% “무역정책 반대”… 재선가도 먹구름에 고민 깊어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미 중부 ‘팜벨트(Farm Belt·농업지대)’와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에 끼치는 피해가 커지면서 내년 재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최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보도했다. 팜벨트는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이며, 러스트벨트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이끈 곳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측은 흔들리는 지지 기반을 사수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미 농무부는 23일 미중 무역갈등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농가에 160억 달러(약 19조 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미 전역 농장주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중국과의 무역갈등을 겨냥해 “160억 달러의 기금은 우리의 농장을 번창하게 하고 어떤 나라도 미국의 경제 및 국가 안보에 대해 거부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또 이번 보조금이 무역갈등으로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를 통해 지원하는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번 지원금은 대두를 비롯해 약 20개 작물을 생산하는 농가와 유제품 및 돼지 사육 농가 등에 지급될 예정이다. 팜벨트는 최근 국제 경쟁 심화와 가뭄 홍수 등 이상기후에 더해 지난해 중국이 미국산 대두 등 농산물에 25%의 관세를 매긴 후 급격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미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아이오와, 네브래스카, 캔자스주 등 팜벨트 지역의 총생산액은 2013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의 농가 지원책이 잃어버린 시장을 대체할 순 없다”면서 “미중 무역전쟁도 고통을 더 오래 견디는 측이 승리하겠지만, 미국에 그 고통은 워싱턴이 아니라 캔자스에 있다”고 지적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