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다 하면 서로 으르렁거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진출처뉴욕포스트웹사이트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
요즘 미국 정치를 보고 있자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유치한 말싸움은 물론 다른 사람 자존심 긁기, 자기 잘못 남한테 뒤집어씌우기, 동정표 받으려고 불쌍한 척하기 등 웃긴 ‘시트콤’을 보는 기분입니다.
△“Hopefully, they‘re going to have a ‘come to Jesus’ moment.”
△“I’m a mother of five, grandmother of nine. I know a temper tantrum when I see one.”
‘한 성질(temper tantrum)’ 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뜻대로 일이 안 풀리면 자리를 박차고 나와 기자들을 불러 모아 상대방에 대한 비난을 폭포수처럼 쏟아냅니다. 백악관도 창피했던지 “트럼프 대통령은 성질을 내지 않는다”고 우겨댑니다. 그러자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렇게 반박하죠. “나 자식 5명, 손주 9명 있는 여자야. 애들처럼 성질부리는 게 뭔지 척 보면 알지.”
‘I know it when I see it(보면 안다)’은 유명한 표현입니다. 1964년 포터 스튜어트 대법관이 포르노그래피 관련 판결문에서 “포르노가 뭔지 정의하기 어렵다. 그냥 보면 안다”고 말한 데서 유래했습니다.
△“To watch what happened in the White House would make your jaw drop. He‘s pulled a stunt.”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질부리기가 ‘쇼’라고 주장합니다. “만약 당신이 백악관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봤다면 입이 딱 벌어졌을 것이다. 그는 계략을 꾸민 것이다”라고 말이죠. ‘고집불통 민주당과의 협상에 지쳐 언론에 호소하는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이미지를 만들어 동정표를 사려고 했다는 것이지요. ‘Pull a stunt’는 ‘작전을 세우다’ ‘꾀를 부리다’입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