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E1 채리티오픈 환호 18번홀 해저드 빠졌지만 극적 동점… 마지막에도 김지현 90cm 퍼트 놓쳐
4년 가까이 기다린 우승은 쉽게 오지 않았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아찔한 순간을 반복한 임은빈이 93번째 도전이었던 E1 채리티오픈에서 4차 연장전 끝에 우승한 뒤 동료들에게 축하 꽃 세례를 받고 있다(왼쪽 사진 왼쪽). 특별 카트를 타고 시상식장에 등장한 임은빈(오른쪽 사진). KLPGA 제공
임은빈(22·올포유)은 앞에 놓인 트로피가 마치 자신의 것이 아닌 듯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거듭된 반전 속에서 정상에 올랐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 듯했다.
임은빈이 93번째 도전 끝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 임은빈은 26일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파72)에서 열린 E1 채리티오픈에서 4차 연장전 끝에 지난주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우승자인 김지현을 꺾었다.
1차 연장에서 이소미, 김소이가 탈락한 뒤 4차 연장에서 임은빈은 5m 버디 퍼트를 놓쳐 파로 마무리한 뒤 김지현이 남겨둔 90cm 파 퍼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연히 들어갈 줄 알았다”는 임은빈의 예상과 달리 이 퍼트가 홀을 외면하면서 임은빈의 승리가 결정됐다.
2016년 KLPGA투어 데뷔 후 상금 랭킹 35위 안에 들어본 적이 없던 그는 우승 상금으로 지난해 27개 대회에서 기록한 상금(1억6400만 원)과 비슷한 1억6000만 원을 받았다. 임은빈은 아버지 임일주 씨(59)가 캐디로 호흡을 맞췄다. 임은빈은 “아빠와 10년 넘게 골프장을 다녔다. 이번 우승으로 절반은 보답한 것 같고 더 잘해서 나머지 절반도 보답하겠다”며 울었다.
전반에만 3타를 잃고 우승 경쟁에서 멀어진 임은빈은 후반 들어 12번홀 버디에 이어 256야드의 13번홀(파4)에서 원온에 이어 4m 이글 퍼트를 넣어 다시 선두권으로 나섰다. 역시 장갑을 벗을 때까지 모르는 게 골프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