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신규 기간망서 다른업체 선정… “작년부터 추진해온 다변화 작업” LG유플러스, 주한미군 요청받고… 미군 전용 기간망서 화웨이 제외
KT와 LG유플러스가 일부 신규 기간망(백본망) 구축에서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기로 했다. 국내 통신업계에서도 ‘탈(脫)화웨이’ 움직임이 나타나는 조짐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나온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KT는 신규 기간망 구축 과정에서 화웨이가 아닌 다른 장비업체를 채택했다. 기간망은 유선망과 유선망, 유선망과 무선망을 연결해주는 ‘중추(backbone)’에 해당하는 통신망을 말한다. 무선망은 LG유플러스만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지만 기간망의 경우 KT뿐 아니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유무선사업자 4개사가 모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KT는 망 다변화 차원에서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장비업체 한 곳만으로 기간망을 구성하면 해당 장비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네트워크 유지가 어렵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해 왔다”며 “향후 발생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이원화 작업”이라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화웨이’ 기조에 따른 결정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통신업계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화웨이를 둘러싼 보안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것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해 자사 금융전산망 업그레이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KT-화웨이 컨소시엄을 선정했던 농협도 최근 사업 대상자를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 및 기관 유선망에서 화웨이 장비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기업과 금융기관, 지자체 시설 등 곳곳에 구축돼 있는 내부 유선망의 3분의 1이 화웨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