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정치인장관 黨복귀前… 총리직 물러날 가능성 내비쳐”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25일 충북 청주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제8회 대한민국 도시농업박람회에서 아파트 텃밭 전시물을 보며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청주=뉴시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31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여권은 내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가용 자원은 모두 총선에 투입한다’는 원칙을 세운 만큼 범여권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 총리를 빼놓은 총선 전략은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 이 때문에 벌써 관심은 이 총리의 당 복귀 시점과 구체적인 향후 역할에 쏠리고 있다. 이 총리의 퇴임과 새 총리 임명은 또 한 차례의 대규모 개각과 맞물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6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총리는 최근 주변에 ‘정치인 장관들의 당 복귀 전에 총리직에서 물러나지 않을까 싶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내각에 남아 있는 현역 의원 중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등 4명. 후임자 낙마로 사실상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김현미 장관을 제외하면 이들의 복귀 시점은 지역구 관리 등을 고려해 8, 9월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 총리는 이들보다 조금 빨리 여의도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여권 관계자는 “새 총리가 개각 과정에서 새 장관들에 대한 임명 제청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 달가량 걸리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고려할 때 6월 말, 7월 초면 새 총리 인선이 본격적으로 거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 역시 정치권 복귀에 따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앞서 15일 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는 “심부름을 시키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 총리가 민주당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전반적으로 이끄는 방안이 자주 거론된다. 정치적 상징성이 큰 ‘험지’에서 야당의 거물급 정치인을 직접 상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총리는 2년 동안 정치적 존재감을 확실히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막걸리 술친구’로도 알려진 그는 외교순방 시 문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기를 내어 줄 정도로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총리는 ‘실세 총리’ ‘군기반장’으로 불리며 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 내각이 흔들리지 않도록 버팀목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박성진 psjin@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