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訪日]미사일 도발에도 대화 의지 강조 “제재위반” 언급한 볼턴에 우회경고… 국무부 “北과 동시-병행적 논의 준비”
일본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북한의 ‘작은 무기’ 발사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 맞다”고 한 발언을 하루 만에 뒤집는 것으로, 행정부 내 강경파를 공개 견제하며 북한을 향한 협상 문을 열어놓고 있음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북한이 ‘작은 무기’ 몇 개를 발사한 것이 나의 사람들(참모)과 다른 사람들 중 일부를 신경 쓰이게 했지만(disturbed) 나는 아니었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나에게 한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는 그(김 위원장)가 조 바이든을 ‘아이큐가 낮은 인물’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미소지었다”며 “아마도 이건 나를 향한 신호?”라고 적었다. 북한이 자신의 대선 경쟁자 중 하나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난한 것이 대선을 앞둔 자신을 간접 지원하고 있다는 식으로 해석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내용은 강경파 참모진의 대북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대화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등 ‘관리 모드’를 유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25일 오전 일본에서 현지 및 외신 기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는 자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결의안은 북한에 대해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며 “(발사가)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무부는 24일 “북한과 ‘동시적 병행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논의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유화적 접근 방침을 뒷받침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