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한국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심사위원장 “만장일치”… 봉감독 “한국영화 100주년에 큰 선물” 文대통령 “국민에게 선물” 축하
봉준호 감독이 25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수상한 황금종려상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한국 영화 100년 역사상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은 것은 봉 감독이 처음이다. 칸=AP 뉴시스
한국 영화가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봉준호 감독(50)의 영화 ‘기생충’이 25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으로 처음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지 19년 만, 2002년 임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경쟁 부문에서 한국 영화가 첫 수상의 쾌거를 이룬 지 17년 만이다.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시상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기생충’은 무척 독특한 경험이었다. 황금종려상 수상자는 심사위원 만장일치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올해가 한국 영화 탄생 100주년이다. 칸 영화제가 한국 영화에 선물을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봉 감독은 2006년 ‘괴물’로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처음 초청됐다. 이어 ‘도쿄!’(2008년)와 ‘마더’(2009년)가 각각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됐다. 2017년에는 넷플릭스 영화 ‘옥자’로 경쟁 부문에 데뷔했고 7번째 장편영화 ‘기생충’으로 두 번째 경쟁 부문에 진출해 칸에 입성한 지 다섯 번 만에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았다. ‘기생충’은 가족 구성원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박 사장네 고액과외 선생이 되며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사건을 다룬 영화로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을 통해 전 세계가 공통으로 직면한 문제인 빈부격차를 다뤘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새벽 우리에게 전해진 종려나무 잎사귀는 그동안 우리 영화를 키워온 모든 영화인과 수준 높은 관객으로 영화를 사랑해온 우리 국민에게 의미 있는 선물이 되었다”며 봉 감독의 수상을 축하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