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무선청소기 전성시대다. 국내 대형가전사 청소기가 시장을 주도하면서도, 해외 유명 제조사 청소기도 속속 들어와 나름대로 안착한 상황이다. 국내 포털사이트 쇼핑 코너의 '무선청소기' 항목에 등록돼 있는 제조사/브랜드만 해도 약 200개다(네이버쇼핑 기준). 이들 중 상위 5%의 제조사/브랜드 제품이 사실상 시장을 나누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딱 100년 전, 우리나라에서는 3.1만세운동이 일어난 그 해에 창립된 스웨덴 기업 '일렉트로룩스(Electrolux)'가 생산, 공급하는 무선청소기도 여기에 포함된다. 세계 최대의 가전제조사지만 국내에는 비교적 최근에 널리 알려졌고, 그에 따라 다양한 가전제품이 활발히 출시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유/무선 청소기, 로봇청소기, 블렌더/전기주전자/토스터/커피머신 등의 소형가전, 세탁기, 냉장고, 오븐 등의 주방가전이 공급된다.
100년 된 글로벌 가전기업 일렉트로룩스, 출처: IT동아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렉트로룩스 무선청소기만 해도 모델이 50종 이상이다. 이 중 '에르고라피도(ERGO RAPIDO)'는 스틱형+손잡이형 겸용 무선청소기다. 이전에 리뷰로 소개한 'ZB3325B' 모델(http://it.donga.com/27134)로 알 수 있듯, 본체를 분리해 손잡이형(핸디) 청소기로 사용할 수 있어 활용성이 좋다. 참고로, 일렉트로룩스에 따르면 에르고라피도 시리즈는 출시 이후 전 세계에 1,500만 대 이상 판매됐다.
최근에는 이전 모델보다 청소 성능과 기능이 개선, 추가된 에르고라피도 '파워프로(ZB3423)'가 새로 출시됐다. 기존 모델보다 흡입력이 훨씬 강화됐고, 여러 청소 환경에 적합한 헤드(노즐)화 호스 등이 포함됐다.
일렉트로룩스 에르고라피도 파워프로, 출처: IT동아
본체는 스틱형 디자인으로 일반적인 무선청소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존 모델과 동일한 디자인이다. 무게 중심은 하단에 있으니 밀고 다닐 때 손목 부담이 덜하며, 본체 무게도 3kg 내외라 남녀노소 누구에게든 부담 없으리라 판단한다.
이전 모델과 같이, 본체 가운데 '분리' 버튼을 눌러 손잡이형 본체를 분리해 청소할 수 있다. 이때는 침구청소용 노즐(베드 프로 미니)이나 패브릭 노즐(소파, 쿠션, 커튼 등), 틈새 노즐(창틀, 구석 등), 긴 틈새 노즐(좁은 틈 등) 중 하나를 끼워야 한다. '플렉시 호스'도 기본 제공되니 청소 공간에 따라 활용하면 된다.
스틱형 또는 손잡이형 본체로 청소할 수 있다, 출처: IT동아
이전 리뷰에도 언급한 대로, 에르고라피도는 거치대 없이 본체 자체를 세워 둘 수 있어, 청소를 잠시 멈출 때 대단히 유용하다. 툭 치지 않은 한 나름대로 견고하게 서 있으니 염려할 거 없다. 청소기를 자주 사용하는 이라면 공감할 만한 작은 편리함이다.
거치대 없이 바로 설 수 있는 무선청소기, 출처: IT동아
스틱형 손잡이에는 전원 버튼과 흡입세기 조절 버튼(2단계)이 있고, 손잡이형 본체에는 전원 버튼만 있다. 배터리 상태를 3단계로 표시하는 LED가 그 아래 있어 배터리 잔량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 잔량은 LED 창으로 표시된다, 출처: IT동아
스틱형 본체 뒷면에는 브러시 노즐을 부착할 수 있으며, 이 브러시 노즐은 충전기 내부에 넣어 보관할 수도 있다.
먼지통은 하단 양쪽의 분리 버튼을 누르면 쉽게 빠지며, 그 안의 필터와 그물망도 간단히 분리할 수 있으니 그때그때 물 세척 후 잘 말려 사용하면 된다. (설명서를 굳이 참고하지 않아도 될 만큼 분리/장착은 간편하다.)
먼지통은 분리 버튼을 눌러 쉽게 빼낼 수 있다, 출처: IT동아
청소에 가장 중요한 바닥용 노즐은 이전 모델(브러시)과 달리, 부드러운 융(과 같은) 소재의 롤러를 채택했다. 브러시 형태보다 (미세)먼지 흡입에 더욱 효과적일 것이며, 특히 머리가락이 거의 엉켜 말리지 않는다. (이에 브러시형 이전 제품은 브러시에 엉킨 머리카락을 잘라 먼지통으로 보내는 기능이 제공됐다.) 롤러의 크기/너비도 이전보다 커지고 넓어졌다.
눈으로만 봐도 브러시형 롤러보다는 부드러운 원통형 롤러가 자잘한 먼지나 오물을 쓸어 담기에는 좀더 효과적일 듯하다. 노즐은 좌우로도 180도 회전하니 구석 청소에도 불편함이 없다. 원통 롤러 역시 손쉽게 분리해, 손잡이형 본체+틈새 노즐로 청소할 수 있다. 물세척은 안된다.
원통형 흡입 롤러, 출처: IT동아
원통 롤러는 분리해 오물을 털어내면 된다, 출처: IT동아
한편 침구용 노즐은 침구나 소파, 차량 시트 등 직물 표면을 청소하는 일종의 침구청소기로, UV 버튼을 누르면 파란색의 자외선 램프가 켜지면서 침구 속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나 미세먼지, 진드기 사체, 반려동물 털/오물 등을 뽑아내거나 제거할 수 있다. 덮고 자는 이불, 베고 눕는 베개를 한번 청소해 보면, 그 동안 청소 없이 어찌 덮고 베고 지냈는지 후회하게 될 것이다.
침구용 노즐은 손잡이형 본체에 장착해 사용한다, 출처: IT동아
배터리가 완전 충전되기까지는 약 4시간이 소요되며, 완전 충전되면 1시간 남짓 연속 사용할 수 있다(2단계 세기로 사용하면 그보다 짧다). 손잡이형 본체와 패브릭/침구용/틈새 노즐, 플렉시 호스를 들고 자동차 실내 청소하기에 딱 알맞다. (차량용 충전기나 어댑터가 별도로 제공되면 더욱 유용하겠다.)
충전 거치대에 꽂아 세우면 충전되며, 거치대는 고정/부착형이 아니니 공간 어디든 적절한 곳에 배치하면 된다.
이전 제품도 그랬지만, 에르고라피도 파워프로의 청소 능력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랬다면 100년 동안 전 세계에 걸친 가전 사업을 유지할 수도 없었을 테니. 바닥이든 침구류든 청소한 후 먼지통을 보면 청소 성능을 알 수 있다. 홍보 문구인 '전작보다 6배 강력해진 흡입력'을 수치로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고 한들,'E10 알러지 필터로 초미세먼지를 99.99%' 걸러내는 걸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못한다고 한들, 에르고라피도를 10~20분만 돌리면 결과는 바로 나타난다.
에르고라피도 파워프로 기본 구성품, 출처: IT동아
구성품을 파우치에 담아 보관할 수 있다, 출처: IT동아
특히 '청소 전담 당사자'의 입장에서, 스틱형과 손잡이형 본체를 번갈아 사용하면서, 최대 길이 각각 60cm의 틈새 노즐과 플렉시 호스를 활용하는 무선청소기 청소는, 실내 바닥만 스윽 밀고 마는 일반 진공청소기의 청소 경험과 반경에서 큰 차이가 난다.
최대 60cm 길이의 틈새 노즐 장착, 출처: IT동아
높은 곳 청소에 유용한 60cm 길이 틈새 노즐, 출처: IT동아
다만, 이전 모델에는 있던 노즐 전면의 '불빛'이 없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어두운 구석 청소에 정말 유용하고 요긴한 기능이었다. 청소 당사자의 무릎을 탁 치게 했던 제조사의 배려였다.
동아닷컴 IT전문 이문규 기자 mun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