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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경북도, 인기 드라마 촬영지로 관광산업 띄운다

입력 | 2019-05-28 03:00:00

태국 지상파 방송사와 업무협약, 대구-경북 배경 드라마 제작 지원
관광 명소로 알려지며 한류팬 방문… 관광산업 발전으로 선순환 기대




23일 태국 방콕 래디슨블루호텔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왼쪽)과 윤종진 경북도 행정부지사(오른쪽)가 제작사 관계자 및 배우들과 함께 드라마 제작 지원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와 경북은 경관이 훌륭해 낭만적인 장면을 찍기에 적합해 촬영지로 선택했습니다.”

사랏사우디 웡솜펫 태국 채널3(CH3) 방송사 드라마 감독은 23일 방콕 래디슨블루호텔에서 대구시 경북도와 드라마 제작 지원 업무협약(MOU) 체결식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랏사우디 감독은 “한국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보고 대구 경북을 알게 됐다”며 “태국인이 좋아하는 한국 문화와 음식도 드라마에 많이 담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국 지상파 방송사가 대구와 경북을 배경으로 드라마를 제작한다. 외국 방송사가 지역에서 여행이나 예능프로그램을 촬영한 적은 있었지만 드라마 촬영은 드물다.

대구시 경북도와 MOU를 맺은 태국 제작사 ‘러브드라마’는 로맨틱드라마 ‘프라우묵’을 만들어 올 하반기 CH3에서 방영할 예정이다. 드라마 제목은 여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하다. DJ가 꿈인 주인공이 부모의 기대에 따라 대학을 졸업하고 평범하게 살다가 바람둥이이자 어릴 적 친구를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자신의 미래를 새로 개척해 나간다는 줄거리다.

여주인공 날린팁 사꿀 옹움빠이와 남자주인공 나왓 푸빤탓차시, 끄라띵 쿤나롱은 여러 드라마에 주연급으로 출연한 태국 연예계의 신예다. 사랏사우디 감독도 드라마와 영화를 비롯해 다수의 흥행작을 제작한 실력파로 평가받고 있다.

드라마는 편당 90분씩 24부작으로 제작한다. 이 가운데 5회를 대구와 경북에서 촬영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촬영장소는 제작진이 조만간 답사해서 결정한다. 주로 연인이 데이트하기에 좋은 관광 명소나 거리 쇼핑몰 미술관, 독특한 디자인의 건축물 같은 곳을 배경으로 삼을 생각이라고 한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역의 주요 관광지가 드라마에 노출되면 태국 관광객 유치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현지 제작비용 일부를 분담하기로 했다.

태국은 최근 한국을 찾는 태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는 데다 케이팝과 드라마 등을 많이 접하면서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태국에서 방송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과 ‘김 비서가 왜 그럴까’ 등에서 경북 안동 만휴정과 예천 초간정, 대구 근대골목과 서문시장, 계명대 성서캠퍼스 한학촌 같은 명소가 소개되면서 대구 경북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는 추세다.

CH3는 태국 주요 지상파 방송사로 프라임시간대 광고비는 분당 1400만 원이고 시청률에 따라 최대 2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드라마를 통해 지역 관광 명소가 100분가량 노출되면 14억∼20억 원의 광고홍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명소가 태국 드라마에서 홍보된다면 2017년 10월 취항한 대구-방콕 직항 노선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대구를 찾은 태국 관광객은 5711명으로 전년의 2491명에 비해 129.3%(3220명) 급증한 데에는 직항 노선 개설이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현지에서 흥행이 예상되는 작품 제작을 지원해 대구와 경북의 모습이 알려진다면 지역을 찾는 태국 관광객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