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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서 ‘맛집 투어’해요

입력 | 2019-05-28 03:00:00


서울 강서구 이마트 가양점 푸드코트 마켓로거스. 지역 유명 맛집들이 들어서면서 마트를 찾는 젊은 고객의 비율이 높아졌다. 이마트 제공

대학생 김해선 씨(23)는 한 달에 서너 번은 대형마트에 간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사는 데 익숙한 김 씨가 대형마트를 찾기 시작한 건 쇼핑이 아닌 ‘맛집 투어’ 때문이다. 주요 대형마트 푸드코트에 지역 유명 맛집들이 입점하면서 마트 푸드코트는 요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맛집 키워드에도 대형마트 푸드코트 사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김 씨는 “따로 장을 볼 일이 없어 마트에 가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에는 데이트도 마트에서 한다”면서 “방문이 힘든 지역 맛집들이 한데 모여 있어 하루 종일 맛집 투어를 하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최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푸드코트가 달라지고 있다. 트렌디한 인테리어와 유명 맛집을 통해 20, 30대 젊은 고객들을 유인한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2017년 8월 경기 서수원점 푸드코트를 지역 유명 맛집 편집 매장인 ‘마켓로거스’로 변경했다. 이후 서울 은평, 가양 등 7개 매장을 추가로 리뉴얼해 총 8개의 마켓로거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속초중앙시장 해물짬뽕, 홍대 부엉이돈까스, 청담미역, 베트남 쌀국수 에머이, 제주 오전복 등 30여 가지의 유명 맛집이 입점해 있다.

기존의 밋밋했던 푸드코트를 확 바꾸면서 발길을 끊었던 20, 30대 젊은 고객들이 다시 마트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본격적인 마켓로거스 운영이 시작된 2018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푸드코트를 찾은 20, 30대 고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7%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20대(24%)와 30대(28%)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전체 평균(23%)보다도 4%포인트 높은 수치다.

푸드코트를 찾는 젊은층이 늘면서 마트 전체 매출도 증가했다. 마켓로거스가 입점한 8개점 푸드코트 매출은 평균 54.3% 상승했고 고객 수는 23% 증가했다. 전체 매출도 2%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젊은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브랜드를 전문 식당가에 속속 선보이고 있다. 제주도 맛집으로 소문난 ‘루스트 플레이스’, 대구지역 국수 맛집 ‘풍국면’ 등이 이마트에 새로 입점했다. 학생들이 주로 찾는 뷔페형 떡볶이 전문점 ‘두끼 떡볶이’도 곧 들어선다. 매장 유휴공간을 활용해 맛집 상품들을 일정 기간마다 바꿔 판매하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최현 이마트 식음서비스 팀장은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2030 젊은 세대가 마트에 오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유명 맛집 등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팝업스토어 운영 등 매장에 다양한 변화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