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양정철, 강남서 만찬 회동 野 “과거 국정원 총선개입 떠올라”… 정의당도 “오해살 일 말라” 비판 양정철 “오래된 지인들과 사적 만남”
인터넷 매체 ‘더팩트’는 “서 원장과 양 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정식집에서 4시간 이상 독대했다”며 두 사람이 식당에서 나와 인사를 나누는 영상을 27일 공개했다. 서 원장은 반주를 곁들인 식사를 마친 후 이날 오후 10시 45분경 식당을 나와 양 원장과 이야기를 나눈 뒤 어깨를 토닥였다. 양 원장은 90도로 인사하며 서 원장을 배웅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둘의 만남이) 만약 총선과 관련됐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했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서 원장은 양 원장을 왜 만났고 어떤 논의를 했는지 밝히고, 민감하고 부적절한 논란을 빚은 것을 사과하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과거 국정원의 총선 개입이 떠오르는 그림이다. 즉시 국회 정보위를 개최해 사실관계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철저한 정치적 중립을 요구받는 국정원장은 애초 오해를 사지 않는 신중한 행동을 보였어야 한다. 한 치의 의혹이 남지 않도록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 원장은 이날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개최한 학술대회 축사차 방문한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났지만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서 원장과 양 원장은 여권의 핵심 실세들의 모임인 ‘재수회(再修會)’를 통해 교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대선 후 ‘문재인을 재수시켜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모임’이란 뜻으로 결성된 재수회는 문 대통령을 막후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조윤제 주미 대사, 민주당 박광온 의원, 신현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 등이 주요 멤버다.
길진균 leon@donga.com·박성진·홍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