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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미사일에 아베 “제재 위반” 트럼프 “위반 아니다” 시각차

입력 | 2019-05-28 03:00:00

[美日 정상회담]트럼프-아베 11번째 회담




납북 피해 메구미 모친 만나 일본을 국빈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7일 도쿄 영빈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함께 일본인 납북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의 모친 요코타 사키에 씨(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와 면담하고 있다. 요코타 씨의 아들이자 메구미의 남동생인 요코타 다쿠야 씨가 누나의 사진이 담긴 액자를 들고 있다. 메구미는 13세이던 1977년 니가타현 해변에서 납북됐다. 도쿄=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가길 기대한다.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라”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북한 문제에서 미국과 일본의 입장은 완전히 일치한다”고 말하며 힘을 보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국빈 방문 사흘째를 맞은 이날 도쿄 모토아카사카(元赤坂) 영빈관에서 아베 총리와 11번째 정상회담을 열었다. 통역만 대동한 정상회담, 오찬을 하며 업무를 협의한 ‘워킹런치’를 포함해 3시간 동안 진행됐다. 두 정상은 북한 비핵화와 납치 피해자 문제 등 대부분 사안에서 동일한 목소리를 냈지만 북한 미사일 발사 등 일부 문제에 시각차를 보였다.

○ ‘북한 비핵화’에 의견 일치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매우 똑똑하다. 나라를 발전시키기 위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서는 번영하지 못한다. (김 위원장은) 핵으로는 나쁜 일만 일어날 것임을 알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유지하겠다”며 “북-미 대화 재개를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과 관련해 ‘유엔 결의안 위반이 아니라고 보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내 사람들(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등)은 유엔 결의안 위반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위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북한 미사일 발사를 탄도미사일 발사로 보는 아베 총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돼 매우 유감스럽지만,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사이에 취해 온 새로운 접근법에는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국내 입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모두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에너지, 디지털 및 인프라 분야를 포함해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의 실현을 위한 미일 협력이 착실히 진전된 것을 환영했다”며 “앞으로도 호주, 인도, 아세안,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관련국들과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 전략은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국가가 중국의 해양 확장 등 일대일로 정책을 견제하는 미국의 새로운 안보정책이다. 영국, 프랑스를 추가로 거론한 것은 최근 인도양과 태평양에서 공동으로 해상 훈련을 함께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 무역은 상호 윈윈 목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무역과 관련해 “수년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무역의 불균형이 있어서 일본의 이익이 돼 왔다”며 아베 총리를 압박했다. 다만 4월부터 진행된 미일 무역협상에 대해 “8월에 양국이 대단한 것을 발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아베 총리를 배려해 당장은 농산물 관세 인하 및 조기 개방을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일본 기업들이 미국에 새로운 240억 달러(약 28조4400억 원)의 투자를 결정했고, 이로 인해 4만5000명의 추가 고용을 만들어냈다”며 일본의 경제적 기여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지난해 12월 방위대강에서 밝혔던 F-35 전투기 105대 구매 계획을 이날 기자회견에서 거론하면서 양국의 군사적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갈등에 대해 “중국이 거래를 원하지만 미국은 그럴 준비가 안 됐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일본은 미국이 주도하는 반(反)화웨이 전선에 적극 동참하며 미국과 보조를 함께하고 있다.

○ 개인적 친밀감 강조

두 정상은 기자회견 동안 ‘우정’ ‘감사’ 등을 연발하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아베 총리는 “레이와(令和)란 새 시대를 맞아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의 대통령이자, 나와 내 아내의 소중한 친구인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첫 국빈으로 맞아들인 것에 대해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스모 경기 우승자 트로피 수여에 대해 “스모의 역사에 새로운 한 페이지를 썼다. 트럼프, 고마워(トランプ, ありがとう)”라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일 동맹은 지역은 물론이고 세계의 안정과 번영의 초석”이라고 화답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두 정상이 골프를 함께 친 횟수는 전날 지바(千葉)현에서의 골프 회동을 포함해 총 5회 16시간 10분에 달한다며 골프가 두 정상의 ‘밀월 관계’ 구축의 주요 수단이라고 전했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김범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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