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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美유학 나루히토 일왕 부부, 통역없이 대화

입력 | 2019-05-28 03:00:00

[美日 정상회담]트럼프에 도자기-금공예품 선물
일왕은 비올라-하버드 만년필 받아




1일 즉위한 나루히토(德仁) 일왕과 마사코(雅子) 왕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첫 해외 정상 손님으로 맞으며 외교 무대에 데뷔했다.

27일 오전 9시 20분경 일본 도쿄 고쿄(皇居·왕궁) 내 궁전 현관에서 일왕과 왕비는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왕과 악수하며 가볍게 허리를 숙이고 일왕의 팔을 두드렸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궁전 내부 ‘다케노마(竹の間)’에서 일왕 부부와 15분쯤 대화를 나눴다. 이때부터 공식 통역이 등장했지만 일왕 및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한동안 통역을 거치지 않고 대화를 이어나갔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해운업 분야를 공부했다. 아버지가 외교관이었던 마사코 왕비도 미국에서 오래 생활했고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대화 후 일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자기를, 멜라니아 여사에게는 금세공이 들어간 상자를 선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왕에게 80년 전 제작된 비올라를, 왕비에겐 출신 대학인 하버드대 만년필을 건넸다. 일왕의 비올라 연주는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왕비는 일왕에게 “오늘 밤 연주하면 (어떻겠느냐)”이라고 말했다.

오후 7시경 일왕과 왕비는 또다시 고쿄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맞아 궁중 만찬을 했다. 만찬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프로골퍼 아오키 이사오(靑木功) 등 미일 교류와 관련된 인사 168명이 참석했다. 일왕은 궁중 만찬에서 “1970년 오사카 세계박람회에서 미국을 알게 됐다. 그랜드캐니언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며 개인 경험을 소개한 뒤 “미일은 폭넓은 분야에서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인사말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왕실의 우정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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