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 국가대전략 월례강좌 강연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김병관 한미안보연구회 회장(예비역 육군 대장·사진)은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남시욱)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제23회 화정 국가대전략 월례강좌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근 피터 팬타 미 국방부 부차관보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해상 순항미사일의 한반도 배치를 시사한 발언의 의도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그는 “미국이 (1991년 철수한)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려면 국제사회를 설득해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매우 어려운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효과가 있는 군사적 조치로 북한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강도를 높인 무력시위에 나설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핵 탑재 순항미사일 배치라는 정치적 부담이 적은 ‘대북 핵카드’를 꺼내며 강한 대북 경고에 나섰다는 것이다.
4일과 9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도발을 감행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선 “(한미로부터) 큰 양보를 받아낼 때까지는 창의적인 방법으로 도발할 것으로 본다. 한미를 위협하는 새로운 방법을 계속 찾아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해법 중 하나로 내놓은 800만 달러 인도적 지원 등 대북 지원책에 대해선 “북한의 이른바 ‘백두혈통’ 정권이 바뀌지 않는 한 모든 대북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거의 없고 잃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