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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명령이다, 하늘로 평온의 항해하라” ‘최영함 순직’ 최종근 하사 영결식

입력 | 2019-05-28 03:00:00

군인-유족 300명 눈물로 작별인사… 부친 “위험 없는 곳에서 행복하길”
해작사葬 엄수… 대전현충원 영면




2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해양의료원에서 열린 해군 청해부대 ‘최영함’ 장병 고 최종근 하사의 영결식을 마치고 동료 병사들이 최 하사의 영정을 앞세운 채 그의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 창원=뉴스1

“차라리 이 할머니가 죽더라도 우리 종근이가 살 수만 있다면….”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장대비마저 내린 27일 오전 8시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해양의료원. 청해부대 ‘최영함’ 순직 장병인 고 최종근 하사(22)의 할머니 김명자 씨(81)가 손자의 영정을 붙들고 통곡했다. 김 씨는 “우리 착하고 꽃 같던 종근이를 누가 이렇게 만들었느냐”며 울부짖었다.

이날 해양의료원 3층 강당에서 동료 장병과 유족 등 약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군작전사령부장(葬)으로 치러진 ‘청해부대 28진 고 해군하사 최종근 영결식’은 눈물바다였다. 박기경 해군작전사령관(중장)은 “군인으로서의 임무를 종료하고 영원히 평화롭고 잔잔한 바다에서 멋진 평온의 항해를 하라”고 마지막 명령을 내렸다.

최 하사와 입대 동기이자 고락을 같이했던 송강민 병장은 추도사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같이하자던 너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 오늘 꿈에라도 다시 만나기를 기원한다”며 흐느꼈다. 송 병장은 “이제 동기들이 최 하사 부모님의 아들이 돼 효도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최 하사를 숨지게 한 사고로 다친 병사 4명을 비롯해 최영함 장병 11명도 작별 인사를 했다.

영결식 내내 최 하사의 아버지 최근식 씨(53)와 어머니 제미영 씨(50), 여동생과 고모부 등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와 여동생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헌화와 분향 때 해군 관계자들이 부축했다. 진해 미해군함대지원단(CFAC) 군무원인 최 씨는 “종근아, 미안하다. 위험이 없는 곳에서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라. 아빠가 엄마, 동생 잘 챙길게”라며 흐느꼈다. 최 하사는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안장식과 함께 영면에 들어갔다.

1997년 8월 경남 김해에서 태어난 최 하사는 제대를 한 달 앞두고 변을 당했다. 7개월간의 소말리아 파병을 마치고 귀국한 24일 오전 진해 해군기지사령부 부두에서 열린 입항 행사 도중 최영함 뱃머리 쪽 갑판에서 터진 홋줄에 머리를 크게 다친 그는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남다른 영어 실력으로 통역도 자주 맡았던 최 하사는 상하급자 모두에게 사랑받는 모범 장병이었다고 해군은 밝혔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