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봉준호가 곧 장르? 가장 기분 좋은 말” 송강호 “감독 20년 노력 결실 맺어 자랑스러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주역 봉준호 감독(왼쪽), 배우 송강호 ‘호호 콤비’가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이들은 황금종려상이 한국 영화 100주년에 주는 칸의 선물이라며 기뻐했다. 인천=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영화 ‘기생충’으로 25일(현지 시간) 폐막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이 귀국 직후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봉 감독은 배우 송강호와 함께 27일 오후 3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송강호는 “봉 감독이 20년 동안 노력했던 결과물이 정점을 찍어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고 자랑스럽다”면서 “저뿐만 아니라 정말 훌륭한 배우들이 많이 나온 작품이다. 그 배우들의 연기 또한 사랑해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동료들에게도 공을 돌렸다.
축제와 같았던 칸 현장 분위기도 전했다. 봉 감독은 “폐막식 때 심사위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한국 영화 100주년이라 얘기했더니 기뻐하더라”며 “칸에서 한국 영화 100주년에 선물을 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칸에서 받은 평가 가운데 ‘봉준호가 곧 장르’라는 평가에 대해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다. 수상한 것만큼 기뻤다”고 털어놨다.
‘기생충’이 영화 제작 현장 스태프들의 표준근로시간을 정확히 지키고 완성된 작품으로 화제가 된 것에 대해서는 “2, 3년 전부터 영화 스태프들의 급여 등이 정상적으로 정리가 됐다”며 “한국 영화는 2, 3년 전부터 그런 부분을 정리해 왔고 영화인들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한국에 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집에 가고 싶다. 강아지 ‘쭌이’가 보고 싶고 충무김밥이 먹고 싶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송강호 역시 “집에 가고 싶다. 8일간 나갔다 와서 거리도 멀고 많이 지친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아들 기우가 박 사장(이선균)네 과외 선생으로 들어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칸 영화제 수상 이후 ‘기생충’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기대감도 커지면서 이 영화는 27일 오후 2시 기준 실시간 예매율 43.5%, 예매 관객 수 11만4000여 명으로 예매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영화는 30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