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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내한공연… 뮤지컬 전용극장 설립… 이 남자의 꿈은 현실이 된다

입력 | 2019-05-28 03:00:00

설도권 클립서비스 대표
‘오페라의 유령’ ‘라이온 킹’ 등 제작진 만나 내한공연 성사시켜
“다음 꿈은 초연 관객 5만 명 돌파”




설도권 클립서비스 대표는 “영화관이 많아져 1000만 관객 영화가 여럿 탄생하는 것처럼 공연장이 늘고 객석수가 늘어나면 뮤지컬도 하나의 큰 산업군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도권의 꿈은 현실이 된다.’

2001년 한국 뮤지컬 산업의 터닝포인트가 된 ‘오페라의 유령’을 비롯해 ‘위키드’ ‘캣츠’ 그리고 최근 막을 내린 ‘라이온 킹’까지. 굵직굵직한 해외 뮤지컬이 국내 관객과 만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설도권 클립서비스 대표(56)에게서 나왔다. 그는 친형인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60)와 함께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의 제작진을 만났다. 한국행을 망설이던 이들도 결국 한국 공연을 결심했다.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던 오리지널 내한공연의 꿈도 이들의 손에서 현실이 됐다.

서울 강남구 클립서비스 사옥에서 22일 만난 설도권 대표는 “약 20년 전 뮤지컬계에 입문하며 좋은 공연을 소개하고, 공연시장 성장에 기여하길 꿈꿨다”며 “공연장과 점차 멀어지는 젊은 세대부터 중장년까지 모두를 사로잡는 공연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가 오랜 시간 품던 꿈 중 하나는 최근 또 하나의 현실이 됐다. 부산에 뮤지컬 전용극장인 ‘드림씨어터’가 들어선 것. 마음껏 공연할 수 있는 공연장이 하나라도 더 필요한 공연계는 크게 반겼다. 최근 드림씨어터를 방문한 설 대표는 “일본에서 백팩을 메고 공연을 보러 온 손님이 ‘공연장이 좋아 다음 공연도 기대된다’는 말을 했다. 20년간 꿈꿔 온 공간에 대해 인정받는 것 같아 감격스러웠다. 기억에 남는 공연 한 편이 누군가의 인생에 큰 추억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쯤 되면 만족할 법도 하다’는 생각은 오해였다. 그는 ‘공연 얼리어답터 5만 명’이라는 구체적인 꿈을 꾸고 있었다.

“좋은 신작을 빠짐없이 챙겨 보는 ‘공연 얼리어답터’는 현재 5000명 이하로 추산돼요. 마니아층을 빼더라도 순수하게 초연을 선택하는 관객층이 5만 명이 될 정도로 시장을 키우고 싶어요. 공연이 문화생활이 아니라 생활문화의 한 코드가 돼야겠죠.”

‘오페라의 유령’으로 유명한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신작 ‘스쿨 오브 락’ 역시 그의 노력 끝에 다음 달 7일부터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그는 수준 높은 해외 뮤지컬을 소개하는 일이 전체 공연시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봤다. “작품이 ‘별로’라고 비판하고, 지독하게 낮은 평점을 줘도 괜찮아요. 관객이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는 작품을 실시간으로 접하고, 아티스트들과 소통할 수 있다면 한국 공연의 수준도 높아질 거라 확신합니다. 지금도 가져오고 싶은 작품에는 끝이 없는걸요. 하하.”

6월 7일∼8월 25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6만∼16만 원. 8세 관람가.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