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회 덮친 反EU 바람] 1위 유럽국민당 저조한 득표에 佛-오스트리아 등서 반기
23∼26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오랫동안 유럽 1위 정당으로 군림했던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이 예상보다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했다. 유럽연합(EU)을 이끌 차기 집행위원장 선출도 미궁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 전 EU 집행위원장으로는 EPP 대표인 독일의 만프레트 베버 의원이 유력했다. EU 28개 회원국은 2014년 유럽의회 선거 결과를 차기 집행위원장 선출과 연계하면서 유럽의회 내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한 정치그룹의 대표 후보(슈피첸칸디다텐)를 집행위원장 1순위 후보로 고려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베버 의원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강력한 후원을 등에 업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EPP가 전체 751석 중 179석을 얻는 데 그치자 유럽 1위 정당의 대표성에도 흠집이 생겼다. 독일 위주의 EU 운영에 불만을 표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즉각 문제 제기에 나섰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EPP, 중도좌파 S&D에 이어 3위를 차지한 자유민주동맹(ALDE)을 이끌고 있다.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등도 마크롱 대통령의 문제 제기에 동참했다. 반면 조제프 다울 EPP 의장은 선거 결과가 나온 뒤에도 “이번 선거의 승자는 EPP이며 베버 의원이 집행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버 대표 본인도 “ALDE 및 녹색당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