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건조할 때 ‘통풍’이 중요
예전에는 사람이 손으로 빨래의 물을 짠 후 집 밖의 햇볕이 좋고 ‘통풍이 잘되는’ 넓은 공간을 찾아, 널어서 건조했다. 물리적인 힘으로 물기를 제거하는 탈수기가 등장한 뒤에는 실내에서도 어느 정도 건조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실내 건조는 외부에서 말리는 것보다 ‘통풍’이 잘 안되기 때문에 다 마를 때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간혹 냄새가 나기도 한다.
그 후 열을 가해 빨래를 건조시키는 건조 전용 제품이 개발됐다. 건조기는 사용하기 전과 후로 나뉜다는 인생템이자, 신혼부부의 혼수 필수품이 됐다. 건조기의 등장으로 집 안에 빨래를 널 필요가 없어졌다. 세탁기에서 꺼내 건조기에 넣으면 세탁과 건조가 동시에 마무리되는 빨래의 신세계가 열렸다.
‘통풍’이라는 자연의 원리 적용한 건조기
소비자의 뜨거운 호응에 부응하듯 다양한 건조기가 출시됐다. 건조 기능을 향상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거나 용량을 확대하고 부가 기능을 갖춘 건조기가 다양한 형태로 출시됐다. 그런데 대부분의 건조기는 건조 자체에만 집중했다. 빨래를 널고 걷지 않고 빠르게 말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혁신적이어서, 건조기의 등장 자체가 소비자에게 큰 만족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빨래를 널지 않고 건조하게 해주는 것 이상의 새로운 건조기는 없을 것이라는 관성에 젖어 있을 때, 무엇보다 건조의 본질에 더욱 다가가는 제품이 등장했다. 단순히 건조 성능을 충족시키는 건조기를 넘어 ‘통풍’이라는 자연의 원리를 적용한 것이다. 삼성전자 건조기 그랑데는 오랜 시간 자연의 건조 방법을 관찰한 뒤 나온 역작이다.
삼성전자는 ‘기계로 건조하지만 햇살과 바람으로, 즉 자연의 힘으로 건조한 것같이 건조할 수는 없을까? 옷감 손상을 걱정하지 않으면 더 좋을 텐데’와 같이 소비자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에서 출발했다. 소비자의 고민이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만나 빨래를 널고 걷는 번거로움만 해결해주는 것 이상의 의미 있는 혁신 제품이 탄생한 것이다.
360개 에어홀로 통풍을 더한 ‘그랑데’
삼성전자 그랑데는 가전제품으로 구현되는 성능의 한계를 넘어 자연의 좋은 건조 방식을 제안한다. 인위적인 열풍으로 건조를 하는 건조기에서도 원래 빨래를 마르게 하는 데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통풍’이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건조 바람이 뒤판 일부가 아닌 전체에서 골고루 퍼져 나와서 옷감 구석구석까지 건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방에서 부는 자연 바람의 효과처럼 옷감을 보드랍고 보송보송하게 말려준다. 뒤판 에어홀을 자체 개발하고 적용한 덕분이다.
자연 건조 시대의 종말, 다시 자연에서 답을 찾다
초기 시장에 출시된 건조기는 빨래의 일부분이 덜 마르거나 뜨거운 온도로 인해 옷감이 줄어들고 손상되기 일쑤였다. 이는 건조기 사용에 있어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이에 삼성전자는 건조기를 사용하며 생길 수 있는 불편사항을 해소하는 새로운 차원의 건조기를 시장에 선보였다.
또 설치 공간의 제약이라는 한계를 극복했다. 도어 방향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열리는 구조로 통일된 기존 제품의 경우 주거 형태에 따라 설치가 불가능하거나 사용 시 벽에 부딪치는 등의 불편함이 있었다. 그랑데는 양방향 도어를 적용해 좌, 우 열림 방향을 선택해 설치할 수 있다. 이는 소비자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활용 폭을 넓혀준다.
실내 위주의 거주 환경과 미세먼지와 같은 오염 물질의 확대로 빨래를 야외에서 자연 건조하는 것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인위적인 기술에는 다소 불편함과 불만족이 따르게 마련이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 중에 삼성전자는 다시 자연에서 답을 찾았다.
삼성전자 그랑데는 빠르고 편리한 건조라는 건조기의 기본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불편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통풍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기계를 통해서 자연의 좋은 건조를 만나게 해준 그랑데는 건조기의 다음 단계, 또 다른 혁신을 기대하게 만든다.
더 편한 빨래를 위한 기술의 진화 과정에서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자연의 바람을 구현한 건조기로 말린 옷들을 개어주는 전자동 기계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건조기에서 말린 후 스팀을 이용해 주름을 펴면서 깔끔하게 접어주는 새로운 가전이 일상생활 속 필수 가전이 되는 날을 상상해본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