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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속 도사린 ‘사자의 입’… 험악한 US여자오픈

입력 | 2019-05-29 03:00:00

벙커 99개 지옥 코스서 30일 티오프
156명 중 한국인 21명이나 출사표… 시즌 첫 메이저 ANA 챔프 고진영
2위 이민지-여제 박인비와 같은 조… 박성현은 쭈타누깐과 장타 맞대결
KLPGA 초강세 김지현도 도전장… 40도 무더위 ‘한국인 10승’ 변수로




세계적인 골프 코스 설계자 세스 레이너(1874∼1926·미국)가 만든 찰스턴CC는 페어웨이는 넓지만 대부분 포대 그린이고 99개의 벙커가 곳곳에 입을 벌리고 있다. 사진은 ‘사자의 입’이란 별명을 가진 16번홀(파4)로 그린 앞 3개의 벙커가 위협적이다. 사진 출처 캐벌리어 골프 포토스 트위터

‘코리아 군단’이 통산 10번째 US여자오픈 정상에 도전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이 30일 밤(한국 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찰스턴CC(파72·6732야드)에서 나흘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1946년 시작된 이 대회는 올해로 74회째. LPGA투어 5대 메이저 대회 중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총 상금이 500만 달러(약 59억4000만 원)로 가장 많고 우승 상금도 90만 달러(약 10억7000만 원)에 이른다.

LPGA 코리아 군단은 1998년 ‘맨발 샷 투혼’ 박세리를 시작으로 8명의 선수가 총 9승을 합작했다. 김주연(2005년)과 박인비(2008년, 2013년), 지은희(2009년), 유소연(2011년), 최나연(2012년), 전인지(2015년), 박성현(2017년)이 그 주인공들이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 우승자인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은 이 대회 세 번째 우승을 노리는 박인비, 호주 교포인 세계 랭킹 2위 이민지와 1, 2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주최 측은 흥행카드로 박성현과 디펜딩 챔피언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렉시 톰프슨(미국)을 같은 조로 묶어 장타 대결을 마련했다. 2017년 이 대회 우승에 힘입어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던 박성현이 최근 부진을 털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달 초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과 통산 8승째를 거두며 세계 랭킹 9위에 올라선 김세영은 생애 첫 메이저 우승에 재도전한다. 지난해 연장전에서 쭈타누깐에게 아쉽게 패한 김효주는 설욕을 벼르고 있다.

총 156명의 출전 선수 중 한국 국적 선수는 무려 21명. 그중 ‘국내파’ 김지현은 최근 2주 사이 우승(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준우승(E1 채리티오픈)을 차지하며 상승세에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한낮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와 까다로운 코스로 인해 이번 대회는 ‘인내심 대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찰스턴CC는 그린이 단단해 공이 잘 멈추지 않고 위협적인 벙커 99개가 지뢰밭처럼 입을 벌리고 있다. 특히 ‘사자의 입(Lion‘s Mouth)’이란 별명을 가진 16번홀(파4)은 그린 앞에 3개의 벙커가 놓여 있는데 가운데 벙커 뒤쪽에 핀이 위치하면 직접 공략이 여의치 않다. 11번홀(파3) 그린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파르게 기울어져 있고, 양옆에는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파세이브가 버겁다.

안영식 전문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