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팀은 다음달 2일 오전 4시(한국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UCL 결승전을 치른다. 미국 블리처리포트는 “토트넘의 키 플레이어 손흥민과 그를 꽁꽁 묶으려는 판 데이크의 대결이 결승전 관전 포인트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이 사상 첫 UCL 우승에 성공하려면 ‘통곡의 벽’ 판 데이크를 무너뜨려야 한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EPL 사우샘프턴에서 뛰던 판 데이크는 지난해 1월 역대 수비수 최고 이적료(7500만 파운드·약 1134억 원)로 리버풀에 둥지를 틀었다. 이번 시즌 그는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최고 시즌을 보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장신 수비수인 판 데이크(193cm)는 몸싸움과 헤딩 능력에 스피드까지 갖춘 완벽한 수비수로 일대일로는 뚫기 힘든 선수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UCL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1-3으로 패하는 아픔을 맛본 판 데이크는 이번 시즌에는 다른 결말을 맺고 싶다고 했다. 그는 29일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EPL에서 해왔던 방식대로 토트넘 공격수들을 괴롭힐 것이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EPL에서 리버풀과 두 번 맞붙어 모두 졌다.
판 데이크는 4월 맞대결에서 손흥민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토트넘의 역습 상황에서 무사 시소코와 손흥민이 동시에 리버풀 문전을 향해 뛰었다. 이들의 앞에 선 수비수는 판 데이크 혼자였다. 판 데이크는 공을 몰고 가던 시소코에게 달려들지 않고 손흥민에게 연결될 수 있는 패스 길목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결과적으로 시소코의 슈팅이 빗나가 토트넘은 득점에 실패했다. 당시 판 데이크는 “손흥민은 이런 상황(역습)에서 항상 득점을 올리는 선수이기 때문에 패스 길목을 막는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판 데이크를 중심으로 한 리버풀 수비를 무너뜨리려면 토트넘 공격진 전체의 영리한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박찬하 KBSN 해설위원은 “원톱으로 나설 공격수(해리 케인, 페르난도 요렌테 등)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판 데이크가 자신을 수비하게 만들어 동료들이 문전으로 침투할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 때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손흥민 등이 판 데이크의 거친 수비를 벗어나 골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