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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제냉전’시대, 금융혁신에 미래 달렸다”는 석학들 충고

입력 | 2019-05-30 00:00:00


‘다가오는 글로벌 경제 폭풍과 한국 금융’을 주제로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한 동아국제금융포럼이 어제 열렸다. 기조강연을 맡은 세계적 경제석학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는 “미중 무역전쟁은 양국 정상 간의 표면적 합의 수준에서 봉합될 뿐, 앞으로 ‘냉전 2.0’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의 오랜 갈등이 관세 폭탄전에서 기술 패권 전쟁, 환율 전쟁, 천연자원 공세 등으로 확산되면서 신(新)냉전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과 중국의 냉전이 장기화하고 상시화하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특히 더 큰 파장이 미칠 것이다. 이미 수출이 6개월째 마이너스이고, 1분기 역성장을 하는 등 폭풍 전야 상태다. 특히 경제 기초체력을 뜻하는 잠재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5∼6%에서 현재 절반으로 급락해 외부 작은 충격에도 경제가 고꾸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세계 경제 불안에 대비한 첫 번째 방파제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이다. 한국은 국가신용등급이 일본, 중국보다 높고 외화보유액도 세계 9위이지만 최근 외국인 자금 이탈로 원화 가치와 증시가 동반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경제의 기초체력을 높이는 것이 위기 대처 정공법이다. 이번 포럼에서 “의료·금융 등 서비스업 혁신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노동 개혁과 규제 혁파로 민간투자 활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어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노동 개방성(61위)과 기업 관련 규제(50위)는 최하위 수준이었다. 경제 냉전의 폭풍에 대비하려면 정책의 초점을 경제 활력 회복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