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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원 車에서 쇠파이프-시너통 적발… 경찰, 병력 3000명 배치

입력 | 2019-05-30 03:00:00

[현대重 노조 주총장 점거시위]극한 대치 치닫는 울산 현장




28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 엔진기계가공공장에서 비닐롤과 청테이프 등 비품을 빼내 싣고 가던 노조원들의 승합차량에서 발견된 쇠파이프와 20L들이 시너 1통, 휘발유 1통(왼쪽 사진). 비품을 싣고 공장을 나가다가 적발된 노조원들(오른쪽)과 회사 보안팀 직원들이 대치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현대중공업 제공

회사 물적 분할 의결을 위한 현대중공업 임시 주주총회를 이틀 앞둔 29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사흘째 점거 중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주변은 태풍의 눈 같았다. 이틀째 전면파업 중인 현대중공업 노조원 약 2000명이 이날 오전 9시 회관 앞 광장에서 연 집회는 차분하게 진행됐지만 긴장감이 팽배했다.

노조원들 차량에서 쇠파이프와 시너통이 나온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는 ‘연대투쟁’을 선언해 물리적 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날 오후 9시 40분경 현대중공업 엔진기계가공공장 비품창고에서 노조원 3명이 비닐롤과 청테이프 등을 승합차에 싣고 달아나다 회사 보안팀 직원들에게 적발됐다. 승합차에는 길이 1m 안팎의 쇠파이프 39개, 시너와 휘발유가 각각 든 20L들이 통 두 개가 실려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들 물품을 압수했다. 노조 측은 “천막을 설치하거나 현수막에 글씨를 쓰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압수 과정에서 보안팀 직원 2명과 몸싸움을 벌인 노조원 7명에 대해 29일 절도와 폭행 혐의로 출석을 통보했지만 모두 불응했다. 회사 측은 전날 오후 노조에 퇴거요청서를 전달하러 간 회사 관계자에게 회관 쪽에서 너트 한 개가 날아와 쓰고 있던 안전모에 맞았다고 밝혔다.

30일 노사 양측의 대립이 최고조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5시 반부터 동구 현대중공업 정문에서 법인 분할 저지를 위한 영남 노동자 결의대회를 연다. 이어 약 600m 떨어진 회관까지 행진해 철야 야간문화제를 개최한다. 31일 오전 8시부터 회관 입구를 막아 주주들의 입장을 저지할 계획이다.

예정대로 주총을 열겠다는 회사 측은 사설 경비원 200∼300명을 30일 오후 3시부터 31일 낮 12시까지 회관 안팎에 배치해 주주들의 출입과 안전을 보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9개 중대 약 2000명인 회관 주변 경찰력을 30일 30개 중대 약 3000명으로 늘려 주주들이 안전하게 입장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주총회장인 회관 1층 극장의 전 좌석(420석)을 노조원들이 차지하고 있어 주총이 다른 곳에서 열릴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경비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29일 현대차 노조가 공권력 투입 등으로 충돌이 생기면 총파업을 선언하고 집결할 것이라고 밝힌 데다 민노총이 다른 노조의 울산 결집을 독려하고 있어 경찰의 운신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은 31일 주총이 열려 폭력사태가 발생하면 초기에 주동자를 검거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경찰의 주주총회장 진입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경찰은 27일 현대중공업 본관 진입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신원이 확인된 노조 간부 3명을 입건할 계획이다.

울산=정재락 raks@donga.com·한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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