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조선은 “우리는 평양을 포함해 세계 도처에 거점을 만든 국제적 조직이다. 이런 규모와 실력을 가졌기에 김한솔의 다급한 구원 요청이 가장 먼저 우리에게 전달될 수 있었다”고 했다. 김한솔 피신 직후 인터넷에 공개된 영상의 원본도 함께 보내왔다. 당시엔 “***에게 매우 감사하다(We are very grateful to ***)”고 무음으로 처리됐지만, 원본에는 김한솔이 자신에게 도움을 준 사람을 ‘에이드리언과 그의 팀’이라고 언급한 대목이 그대로 담겼다.
▷에이드리언은 올해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사건을 주도해 미국 수사당국에 공개 수배된 에이드리언 홍 창. 멕시코 국적의 한국계 미국 영주권자로 자유조선을 이끄는 핵심 인물이다. 자유조선은 이미 체포된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이 김한솔 구출에 참여한 사실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치 목적의 임시정부이기에 앞서 인도주의 단체”라며 탈북민 구출에 자신을 희생한 ‘인도적 실천·행동주의자’라고 했다.
▷홍 창의 활동 궤적은 북한인권운동에서 북한민주화운동으로, 이후 김정은 정권을 겨냥한 직접적 행동, 나아가 망명정부 표방까지 반북 활동의 진화를 보여준다. 그 연장선에서 미국도 중국도 아닌 유럽 국가에서의 모험주의적 행위도 나왔으리라. 물론 그 뒤엔 미국 등 각국 정보기관과의 내밀한 커넥션도 없진 않았겠지만, 어느 나라든 외교적 마찰 사안에 나서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제 쫓기는 신세가 된 홍 창과 그 팀의 다음 행동이 궁금하다.
이철희 논설위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