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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겨난 가게 주인들 “우리 생계는 어쩌라고” 발동동

입력 | 2019-05-30 03:00:00

[현대重 노조 주총장 점거시위]주총장 한마음회관 임차인들 시름
“주고객이 노조원들이라 화도 못내”




현대중공업 노조가 사흘째 점거 중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임차인들의 신음이 깊어지고 있다. 회관 내부에서 식당, 카페 등을 운영하는 이들은 27일 오후 회관을 점거한 노조에 강제로 쫓겨났다. 그날부터 회관 출입구가 모두 봉쇄되는 바람에 자신의 일터에 드나들지도 못하고 있다. 회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다.

회관 2층에서 식당을 하는 A 씨(56)는 이날 “노조도 이해는 되지만 저도 직원을 데리고 영업하는데 갑자기 밥줄이 끊겼다”며 “어제 170명, 오늘 50명 단체 예약이 물거품이 됐다”며 허탈해했다. 평균 600만 원인 하루 매출 5일 치가 사라질 처지이지만 노조에 화도 잘 내지 못했다. A 씨는 “평소 우리 식당 주 고객이 현대중공업 직원들”이라며 “큰 피해를 보고 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내에서 30년간 미용실을 운영하다 지난해 5월 회관 지하로 옮겨온 B 씨(62)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나까지 아예 들어가지도 못하게 막더라”며 “단골 예약만 하루 10건씩인데 모두 놓쳤다. 손님 발길이 끊길까 걱정”이라고 했다. 1층에서 카페를 하는 C 씨(56)는 28일 오전 8시경 회관을 찾았지만 노조원들이 입구에서 막기에 “피해가 없는지 확인만 하겠다고 사정해 간신히 잠깐 들어갔다가 쫓겨나다시피 나왔다”고 말했다. 울산시 경제지능원 지원으로 회관에 입주한 5개 스타트업 업체도 개점휴업 상태였다.

3층에서 외국인학교를 운영하는 D 씨(55)는 27일 노조원들이 회관을 점거할 당시를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학생 30여 명이 수업을 듣고 있었는데 1층이 시끌벅적하기에 계단으로 내려가 보니 노조원들이 올라오면서 ‘빨리 나가라’고 했다”며 “다행히 학교 안으로 들어오거나 하지는 않았다. 최소한의 정도는 지켜준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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