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번역원 초청 방한 두 해외 한인작가
“스팸 메일인가 했어요. 나를 어떻게 알고 한국에서 연락을 주셨나 했죠.”
한국문학번역원 제공
20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만난 재미교포 시인 신선영 씨(44·사진)가 웃으며 말했다. 그는 올해 처음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한 해외 한인작가 초청 축제인 ‘소통과 평화의 플랫폼’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그는 “기대하지 못한 초대라 무척 반가웠다. 입양인 작가로서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했다.
신 시인은 1975년 생후 8개월(추정) 때 미국으로 건너갔다. 입양 가정에서 사랑을 받고 자랐지만 뿌리를 향한 본능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지금까지 낸 시집 3권은 각각 언어, 한국, 입양에 대한 단상을 담고 있다. ‘온통 검은색인 치마’는 아시안 아메리칸 문학상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신 광채’는 미네소타 도서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해외 입양 서류에는 ‘출생지: 미상, 이름: 미상, 성별: 여, 여행 목적: 입양’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한국의 법적 고아였던 상황은 인생을 지배하는 화두죠. 이번이 다섯 번째 방문인데, 이방인의 눈에 비친 모든 모습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두 번째 시집에는 집회하는 모습을 작품에 담기도 했어요. 미국은 백인과 유색인종의 구도인 경우가 많은데, (한국은) 경찰과 시위대가 같은 외모를 가져 형제나 자녀 간 갈등으로 느껴졌죠.”
“다음 시집에서는 귀화와 시민권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해요. 국가의 테두리에서 내부인과 외부인의 경계인을 가르는 기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처음 한국을 함께 찾은 아이들이 제 고향을 좋아해 줘서 자랑스러워요. 언젠가 한국에서 머물고 싶습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