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내달 20일도 불출석하면 재판 그대로 진행” 검찰, 남재준·이재만 판결문 등 추가 증거 신청
지난해 10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592억 뇌물’ 관련 78회 공판에 출석하는 박 전 대통령 모습. 2018.7.20/뉴스1
국가정보원에서 수십억원의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았다는 혐의를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67)이 항소심 첫 재판에 불출석했다.
30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구회근)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기일은 박 전 대통령이 불출석하면서 진행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에서 건강 등의 사유로 출석의 어려움이 있다며 전날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며 “1심도 불출석 진행으로 보이는데 연장선상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날 검찰은 다음 기일에 항소 이유와 관련해 약 1시간 분량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또 국정원 특활비 수수 의혹과 관련되어 재판을 받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과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 대한 증인신문조서와 판결문을 추가 증거로 신청한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다음달 기일에서 재판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공판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의무가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10월16일 ‘재판 보이콧’ 선언 이후 모든 재판에 나오지 않고 있다. 1심 때처럼 사선변호인도 별도로 선임하지 않으면서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변호도 1심과 마찬가지로 국선변호인이 맡는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국정원으로부터 모두 36억5000만원의 특활비를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추가 기소됐다. 1심은 뇌물수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국고손실 혐의는 유죄로 보고 해당 혐의에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1심에서 특활비가 뇌물이 아니라고 본 부분을 놓고 항소심에서 집중적으로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박 전 대통령이 2016년 9월 이병호 전 국정원장에게서 받은 2억원이 뇌물·국고손실 모두 무죄로 선고받은 점에 대해서도 유죄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박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공천개입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이 확정됐다. 국정농단 사건의 항소심에서 선고된 징역 25년과 특활비 사건 1심에서 선고된 징역 6년을 더하면 모두 징역 33년이다. 현재 국정농단 사건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심리하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