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개발에서 인재경영까지 기업특성 맞는 新성장엔진 찾아내 집중투자로 글로벌경쟁력 확보 나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첨단 기술 개발과 기존 제품에서의 압도적인 경쟁력 확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친환경 기술 확보와 오지를 마다하지 않는 해외 시장 개척. 임직원 ‘행복’을 중요한 가치로 내세운 내부 경영 혁신….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느라 바쁘다. 미래의 먹거리를 찾는 발 빠른 움직임이면서 동시에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을 보여주는 노력이기도 하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잠시라도 쉬면 도태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하루를 산다.》
첨단 기술 확보하고 신사업 집중 투자
각 기업의 특성에 맞는 신성장 엔진이 무엇인지를 파악한 기업들은 집중적인 투자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신성장 엔진은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 신기술. 삼성전자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AI와 로봇 사업 육성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며 지난 2017년 11월 ‘삼성 리서치’를 출범시켰다. 산하에 AI 연구센터를 신설해 인공지능과 관련된 선행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AI 연구센터를 세계 곳곳으로 확대해 현재 5개국에서 7곳이 가동 중이다.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기존 제품군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확보하거나 새로운 사업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것도 중요한 신성장 동력이다. LG전자는 올레드TV와 프리미엄 가전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8K 올레드 TV 등 초프리미엄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의 경우 새로운 성장축으로 주목 받고 있는 화학부문에서 국내·외에 대규모 설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현지 시간)에는 총 31억 달러(3조700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셰일가스 기반의 에틸렌 생산설비(ECC)를 건설·운영하는 프로젝트 준공식을 갖고 화학부문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게 됐다고 선언했다.
“환경 문제는 위기 아닌 기회”
온실가스에 이어 최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까지 사회문제로 불거지면서 환경 이슈는 세계 산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환경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핵심적인 신성장 엔진으로 삼은 기업도 속속 나오고 있다.
배출가스 문제로 기존의 가솔린·디젤 엔진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바꾸고 있는 자동차 기업이 대표적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이미 친환경차 개발을 궤도에 올려놓은 상황이다. 올해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와 순수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다양한 방식의 친환경차량을 개발해 2025년까지 44개 모델을 내놓고 연간 160만 대 이상을 팔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출시한 순수전기차 코나EV로 한 번 충전하면 400km 이상을 갈 수 있는 전기차 기술력을 선보였다. 또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인 투싼을 양산한데 이어 지난해 후속 수소차 넥쏘를 시장에 내놓으며 세계 정상권의 수소차 기술력을 입증했다.
해외 개척하고, 신성장 이끄는 사람 챙기고
어려운 환경을 돌파하는 해외 시장 개척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신성장 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다. 2030년에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월드베스트 CJ’를 앞세운 CJ그룹은 식품, 바이오, 물류,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한 상황이다. 1998년 인도네시아 바이오 사업으로 해외 사업에 첫 발을 디딘 이후 중국과 베트남 등에 주요 사업이 모두 진출했다.
CJ제일제당은 식품과 바이오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비비고 만두’를 앞세워 지난해 6300억 원의 전체 만두 매출에서 글로벌 매출 비중이 50%를 돌파했다. 국내 택배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는 CJ대한통운도 해외 37개 국가와 147개 도시에 진출해 한국형 택배 플랫폼을 수출해 ‘택배 한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내 구성원을 중심에 둔 기업으로 조직을 정돈하는 내부 경영도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은 결국 ‘사람’이라는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구성원이 얼마나 행복을 느끼고 있는가’를 중요한 화두로 던지며 임직원들을 직접 만나 소통하는 행복토크를 올해 100회 이상 이어갈 계획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