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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화웨이, 항공 솔루션 세일즈 총공세

입력 | 2019-05-31 03:00:00

6월 1일 서울서 개막 IATA연차총회… 류어만 사장 등 임원진 대거 참석
각국 항공사 CEO들 접촉 나설듯
5G 오픈랩, 서울에 세계 첫 개소



화웨이는 자사 첫 5세대(5G) 오픈랩을 30일 서울 중구에 열었다고 밝혔다. 화웨이 제공


미중 무역분쟁의 타깃이 된 중국의 최대 정보기술(IT) 회사 화웨이의 고위 임원들이 다음 달 1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75회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 참석한다. IATA 공식 스폰서 기업인 화웨이는 글로벌 항공사 임원들과 비공식 미팅을 갖고, 화웨이의 항공 관련 제품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이 화웨이 장비를 글로벌 시장에서 퇴출시키려는 상황에서 화웨이가 보잉과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항공사들과 접촉할지 주목된다.

20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화웨이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그룹(EBG) 교통부문 류어만 사장 등 고위 임원들이 IATA 서울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EBG는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항공, 철도, 물류, 금융, 스마트 도시 분야 등의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ation) 사업을 담당하는 곳이다. 류 사장은 EBG에서 공항과 항공 등 교통 인프라 사업의 총책임자다.

화웨이는 IATA 서울총회의 ‘실버 스폰서’ 기업이다. 메인 스폰서보다는 한 단계 아래지만, 항공 엔진 제작업체 ‘롤스로이스’와 글로벌 항공유 공급업체인 ‘셸 에이비에이션’ 등과 나란히 실버 스폰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번 서울총회에서는 ‘항공사의 미래와 디지털 변혁’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포럼의 개별 스폰서로도 이름을 올렸다.

주목할 점은 ‘디지털 변혁’이라는 주제가 화웨이의 항공사업 방향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화웨이는 2013년부터 항공기와 공항에 ICT를 접목시킨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해 디지털 전환을 돕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공항, 카타르 하마드 공항의 스마트공항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최근에는 5세대(5G) 기반 기내 와이파이 장비와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내 디지털 서비스 사업도 추진 중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IATA와 항공업계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ICT 파트너십 협약을 맺기도 했다. 한 항공사 임원은 “항공산업은 네트워킹과 협력이 매우 중요한데, IATA를 활용해 인맥도 쌓고 자사 제품을 적극 홍보하려는 것 같다”며 “항공산업에서는 글로벌 표준 및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부문에서 화웨이가 무서울 정도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IT 융합에 관심이 많은 만큼 화웨이와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화웨이는 30일 서울에 전 세계 국가 중 처음으로 5G 오픈랩을 열었다. 5G 오픈랩은 5G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상용화 테스트와 개발 환경을 제휴사에 제공하기 위한 연구소다. 향후 약 500만 달러(약 59억 원)를 오픈랩에 투자할 계획이다. 하지만 화웨이는 최근 미국과의 불편한 상황을 의식한 듯 기자간담회 등 외부 행사 없이 조용히 개소식을 마쳤다. 국내 통신 3사 주요 임원이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 등도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